“중국말이 잘 안 돼서…” KBO 출신 중국투수의 고백, WBC 처음엔 거절했다[MD투손]

2023. 2. 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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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김진성 기자] “처음엔 고사했다. 예비 FA이고 해서…”

KT 불펜투수 주권(28)은 2017년 WBC에도 중국대표팀으로 출전했다. WBC는 대회규정상 부모의 국적을 선택할 수 있다. 주권은 조선족 출신이라 오성홍기를 달고 중국을 위해 투구할 수 있었다. 6년만에 열리는 3월 WBC에도 주권은 중국 유니폼을 입는다. 물론 주권은 정식으로 귀화한 한국인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 하나가 밝혀졌다. 주권이 본래 중국대표팀 합류를 꺼렸다는 점이다. 12일(이하 한국시각) KT의 스프링캠프지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중국으로부터 작년 포스트시즌에 이미 연락을 받았다”라고 했다.

당시 주권은 정중하게 중국대표팀 합류를 고사했다. 이유는 2023-2024 FA 시장에 나갈 자격을 얻는, 예비 FA이기 때문이다. 그는 “FA 시즌을 앞두고 있었고, 처음엔 거절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의 거듭된 요청에 마음을 열고 WBC 대표팀 합류를 결정했다.

주권은 “중국과는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라고 있다. 그러나 중국야구협회로부터 디테일한 관리를 받는 건 아니다. WBC 공인구도 받지 못한 상태다. 물론 KT에도 WBC에 나가는 투수들이 있으니 공인구 적응을 할 수 있는 환경이긴 하다.

주권은 KT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다 WBC의 공식 평가전 일정에 맞춰 중국대표팀에 합류한다. 한국과 중국은 같은 조지만, 주권은 중국야구협회에 한국전에 등판하지 않는 조건을 내걸어 수락 받았다. 그는 “2017년 대회 때는 어렸다. 그때 기억도 잘 안 난다. 이번 대회서 유명한 선수들과 맞붙어보고 싶기도 하다”라고 했다.


중국대표팀에 마이너리그 출신 선수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권보다 커리어가 좋은 선수는 사실상 거의 없을 전망이다. 중국 선수들로선, KBO리그에서 뛰는 주권의 대표팀 합류가 개인의 야구를 살찌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반전이 숨어있다. 정작 주권이 중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는 수준이 아니다. 주권은 “(중국)말이 좀 안 돼 가지고. 조선족이다 보니. 중국어를 배우는 단계에서 한국에 왔다. 다 못 배우고 왔다”라고 했다. 중국선수들과의 소통이 아주 원활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58경기서 3승3패15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3.91. 지난 8년간 누적 573이닝을 소화했다. 예년에 비해 작년에 조금 좋지 않았고, 주권으로선 예비 FA 시즌을 앞둔 시기에 WBC 합류가 쉽지 않은 결정인 건 맞다.

그래도 주권은 의연했다. “평상시 시즌 준비하듯 한다. 시즌을 준비하는 기분이다. 근래 들어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아직 다쳐본 적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은 중반 이후 운이 좀 안 따랐다. 데이터 팀을 통해 확인해보니 내 투구에 큰 문제는 없었다”라고 했다. 주권이 WBC와 FA라는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다시 뛰기 시작했다.

[주권. 사진 = 투손(미국 애리조나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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