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만 명 넘었는데... 시리아 반군 점령지는 "생존자 수색 종료"

권영은 2023. 2. 1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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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이 공식 종료되면서다.

시리아에서는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서 사망한 2,167명을 포함해 최소 3,574명이 희생됐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점령지는 이중의 비극을 겪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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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약탈 범죄 등 2차 재난 가속화
12일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에서 6층짜리 건물 잔해 밑에 갇혀 있다 149시간 만에 구조된 무스타파 사르귈(35)씨가 들것에 실려나오고 있다. 아나톨루통신·게티이미지뱅크

지진 발생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는 3만 명을 넘어섰다. 기적은 멈추지 않았다. 149시간을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버틴 튀르키예의 35세 남성이 이날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그런 희망의 기회마저 시리아인들은 박탈당했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통제 지역에서 생존자 수색·구조 작업이 공식 종료되면서다. 맨손으로 구조 활동을 해온 민간구호단체 '하얀 헬멧'은 "더 이상 생존자는 없을 것"이라며 구조를 멈췄다.

튀르키예에서도 정부 지원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생필품 약탈이 기승을 부리는 등 '2차 재난'이 본격화하고 있다.


시리아 서북부 유일 구조대 "108시간 이후 생존자 없어"

튀르키예 정부는 12일 오후 현재 2만9,60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는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서 사망한 2,167명을 포함해 최소 3,574명이 희생됐다. 이번 지진 사망자는 최소 3만3,179명에 달한다.

시리아 서북부 반군 점령지는 이중의 비극을 겪게 됐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 지역의 유일한 구조대인 '하얀 헬멧'은 6일 새벽 최초 지진이 발생한 지 108시간 만에 구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북부 진데리스의 건물 잔해 밑에서 태어난 지 3시간 만에 구조된 신생아가 알레포주 아프린 마을의 한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고 있다. 아프린=AP 뉴시스

국제사회의 외면,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의 통제 등이 겹치면서 구조를 포기한 것이다. '하얀 헬멧'은 12년 넘게 내전을 치르면서 국제구호단체들마저 떠나간 시리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민간 방위군이다.

'하얀 헬멧'은 "국제사회가 즉시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지만 도움의 손길은 당도하지 않았다. 하얀 헬멧'의 일원인 이스마일 알압둘라씨는 "우리는 결국 오지 않은 구조 장비가 너무나 필요했다"고 토로했다. 48시간 동안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현지 병원 의사인 파루크 알오마르씨는 "평소에도 의료진이 충분치 않은데, 재난 상황에서 오죽했겠느냐"며 "첫 지진이 났을 때 몰려든 350명 환자에게 단 한 대의 초음파 기계가 있었다"고 영국 BBC방송에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아사드 정권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아사드 정권은 친러시아·친중국을 표방한다.


지진 발생 나흘째 도착한 첫 구호품

시리아 서북부는 지진피해 지역 중에서도 유난히 열악했다. 아사드 정권의 장기독재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 내전이 국가 경제를 파탄내면서 이 지역에서만 최소 400만 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에 의존해 생계를 잇고 있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반군 점령 지역을 냉대했다. 지진 발생 닷새 만인 10일 처음으로 피해 지역을 찾아 인도주의 구호품 전달을 뒤늦게 허락했다.

아사드 정권에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는 국제사회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1일 시리아 서북부 알레포에 37톤의 응급 의료품을 전달하면서 "반군 점령지에도 전달되기를 바라지만 불확실하다"고 했다. 유엔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6대가 이 지역에 처음 들어간 것도 지진 발생 나흘째였다.

지난 8일(현지시간) 시리아 서북부 진데리스의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 파묻힌 한 소년이 구조대원의 손을 잡고 있다. 진데리스=로이터 연합뉴스

'치안 악화' 튀르키예서도 구조 일시 중단

국제사회 지원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몰린 튀르키예 상황도 갈수록 악화 중이다. 정부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생존을 위한 약탈 범죄가 횡행한다. 빈집을 털거나 상점 창문을 깨고 난입해 물건을 훔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선 총격 사태도 벌어졌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구조팀은 안전을 보장받을 때까지 수색·구조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샨르우르파주에서 왔다는 한 구조대원은 "안타키아에서 약탈자들을 목격했다"며 "약탈하는 사람들이 흉기를 가지고 있어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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