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업의 대작, 127년 만에 크렘린 무기고에서 찾았다
[앵커]
고종 황제가 러시아 황제 대관식에 보낸 선물이 12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조선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의 대작과 나전 공예품인데요,
정교한 기법이 사용된 만큼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거쳤다고 합니다.
모스크바 조빛나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술을 즐겼던 오원 장승업이 그린 술 취한 이태백의 모습, 취태백도.
술잔을 든 채 웃고 있는 얼굴이 에너지 넘치면서도 세밀하게 표현돼 있습니다.
174센티미터가 넘는 보기 드문 대작이지만 국내 학계에는 보고된 적이 없었습니다.
오원이 서명 앞에 '조선'이라는 국호를 붙인 것도 처음 확인됐는데, 외교 선물용으로 제작됐음을 짐작게 합니다.
[마리나 프롤로바/장승업 작품 복원 : "종이와 비단 모두 여러 겹으로 돼 있어 원래 형태를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검은 옻칠 바탕에 나전으로 화려하고 정교하게 장식한 이층 농은 19세기 조선 공예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1896년 고종 황제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보낸 외교선물 가운데 5점이 12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엘레나 가가리나/크렘린 박물관장 : "외교 선물은 황실의 무기고에 보관됐고 오랫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 외교선물을 반드시 전시해야겠다고 결정했고 대대적인 복원을 실시했습니다."]
비단과 나전, 금속 등 다양한 소재에 정교한 기법이 사용된 작품들인 만큼, 러시아 국립 과학 아카데미 등 여러 분야의 복원 전문가가 참여했고 2년간 예산 지원도 받았습니다.
[장호진/주러시아 대사 : "고종황제가 대관식에 보낸 역사적인 품목들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소개한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러시아 국립 크렘린 박물관에서 한국 특별전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전시는 4월까지 계속됩니다.
조빛나 기자 (hym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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