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요금 줄줄이 인상…봄이 와도 서민경제는 혹한기

이창준 기자 2023. 2. 1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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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버스 30% 택시 25% ↑…요금 인상 ‘전국적 현상’
난방비 폭탄 이어 고물가 압박…2분기 물가 상승률 5% 찍을 듯
걸어다녀야 하나… 전기·가스요금에 이어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의 교통요금도 줄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12일 시민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급등한 난방비에 연초부터 이어지는 택시, 버스, 지하철 등 지방자치단체의 대중교통 요금 줄인상 흐름이 서민들의 고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 기조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분기까지도 5%대 물가 상승률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12일 대구시와 울산시에 따르면 두 지자체는 지난달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700원 인상했으며, 원주시도 지난달 시내버스 요금을 700~1400원에서 850~1700원으로 21%가량 올렸다.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25%가 넘는 인상률이다.

나주시도 지난 1일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650~1350원에서 750~1500원으로 인상했다.

다음달에는 경기도가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서울처럼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고, 기본 거리도 2.0㎞에서 1.6㎞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에는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요금을 각각 300~400원가량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1250원)과 시내버스(1200원) 기본요금을 감안하면 최대 30%에 달하는 인상 폭이다.

이달 들어 추위가 한풀 꺾이면서 난방비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각 시·도에서 대중교통 요금을 줄줄이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한동안 공공요금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5%대 초반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에 도달한 후 지난해 12월 5.0%까지 점차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5.2%를 기록, 다시 상승폭을 키웠는데 이달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더 확대된 이유는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전기요금은 전월 대비 9.2%,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5% 급등했다.

동절기 인상을 자제한 가스요금도 2분기부터 오를 가능성이 있고, 대중교통 요금도 줄인상이 예고된 만큼 정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수준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3.5%로 0.3%포인트 올리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3.3%에서 3.4%로 올려 잡았다. 공공요금 인상이 다른 재화나 서비스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한 것이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당초 1분기 정도까지 5%대 물가가 이어지고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추세라면 2분기에도 5% 물가 상승률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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