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발 리스크, 취약층부터 타격
주요 은행·카드사도 계속 상승세
부동산 PF 연체 1조 넘어 ‘경고등’
코로나19 금융지원 등으로 최근 2~3년간 내림세였던 은행 연체율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상승하고 있다.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연체 잔액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고금리를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금융권은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12일 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 등 4대 금융지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지주사 계열 은행의 연체율은 전년 대비 0.03~0.04%포인트 올랐다. 아직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2019~2021년 당시 내림세였던 연체율이 지난해 들어 상승 전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은 1년 사이 0.12%에서 0.16%로, 신한은행은 0.19%에서 0.22%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0.16%에서 0.20%로, 우리은행은 0.19%에서 0.22%로 연체율이 올랐다.
계열 카드사의 연체율도 상승세다. 카드 시장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04%로, 1년 전보다 0.24%포인트 올랐다. KB국민카드는 1년 사이 0.82%에서 0.92%로, 우리카드는 0.66%에서 1.21%로 각각 0.10%포인트와 0.55%포인트씩 뛰었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연체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49%로, 전년 대비 0.27%포인트 올랐다. 방동권 신한금융그룹 리스크관리부문장(CRO)은 지난 8일 2022년도 실적 발표회에서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서 연체율 상승 기조가 시작됐다”며 “금리 상승에 따라 채무상환 여력이 저하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2분기까지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 금융권(카드사 제외)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1465억원으로, 2021년 말(483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 잔액이 363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연체율도8.2%로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의 PF 대출 연체 잔액이 약 3000억원, 캐피털 2902억원, 보험 1767억원, 은행 115억원 순이었다.
금융지주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연체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적극적으로 쌓아두고 있다. 지난해 KB금융은 연간 811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신한금융은 추가 충당금을 5179억원 쌓았고,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지난해 4분기 중 각각 5192억원과 2260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금감원은 PF 대출의 연체 규모가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판단하면서도 PF 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개편 중이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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