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이준석처럼 혼자 ‘셀럽 정치’ 할 생각 없다”

조동주기자 2023. 2. 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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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 대표 경선 통과한 천하람 인터뷰
“압도적 개혁으로 총선 승리와 당정 새바람”
“대통령 잘하는 건 물개박수 칠 것”
“개혁 동의하는 현역 10명 꼭 만들 것”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2.12 (서울=뉴스1)
“이준석 전 대표처럼 혼자 ‘셀럽(Celebrity·유명인) 정치’ 할 생각 없다. 난 세력을 키울 거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본선에 진출한 천하람 후보(37)는 12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와의 차별화를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친이(친이준석)계로 꼽히는 그는 “당의 개혁 방향에 동의하는 현역 의원 10여 명을 모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잘하는 건 ‘물개박수’ 치면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당 의원들의 지지가 약한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했던 이 전 대표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천하람이 당 대표가 돼야 하나.

“당원들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계파정치에 따른 내년 총선 참패와, 이 전 대표처럼 당 대표와 대통령의 불협화음을 가장 불안해한다. 총선 참패를 고려하면 김기현 후보는 안 되고, 불협화음을 고려하면 대통령실이 적으로 규정한 안철수 후보보다는 내가 낫다. 더불어민주당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개혁으로 총선을 이기고 당정 관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

―‘윤핵관 퇴진 도우미’를 내세웠는데….

“총선에서 아무리 훌륭한 후보를 내도 (유권자들이 생각하기에) ‘윤핵관표 공천’ 낙인이 찍히면 못 이긴다. 총선 승리를 생각하면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뜻) 팔이’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건 잘못된 거다. 대표가 되면 적정한 경쟁을 통해 ‘윤핵관’을 명예롭게 퇴진시키고 개혁 성향의 소신파 의원들을 적극 발굴하겠다.”

―‘천하람표 공천’의 방향은….

“막판까지 따뜻한 방에 앉아 꿀 빨다가 낙하산 타고 오는 공천을 원천적으로 막을 거다. 상향식 공천을 원칙으로 출마자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만들겠다. 당원 모집, 지역 민원 해결 사례 등 평소 활동을 직접 등록하면 내신 성적처럼 공천에 활용하겠다.”

―김 후보의 ‘탄핵’ 발언을 앞장서 비판했는데….

“이건 도를 넘었다. 여당과 대통령을 해하는 거라 전통적 지지층이 가만있지 않을 거다. 김 후보는 ‘무동력 글라이더’ 같다. 본인의 힘이 아니라 장제원 의원과 대통령실이 나서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면 탄핵이나 연예인 사진 논란 같은 이상한 걸로 떨어뜨린다.”

―안 후보도 ‘개혁 정당’을 강조하는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안 후보 간 연대를 뜻하는) ‘윤안 연대’와 ‘윤핵관’ 얘기 하지 말라니까 도망치는 분이 어떻게 개혁의 결기를 보여주겠나. 정치인이 기세가 가장 좋을 때인 선거 중에도 현실 권력에 굴복하면서 개혁을 입에 담는 것은 위선이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다.”

―당 대표 후보가 ‘반윤(반윤석열)’을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대통령과 무작정 싸우겠다는 게 아니다. 대통령이 잘하는 건 ‘물개박수’ 치면서 응원할 거다. 다만 나경원 전 의원까지 주저앉히는 ‘윤핵관’의 행태는 도를 넘었고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도 터무니없는 수준까지 왔기에 총선을 치러야 할 당 대표 입장에서 지적하는 거다.”

―나경원, 안철수를 겨냥한 대통령실의 공세는 어떻게 봤나.

“무섭다. 나도 지지율이 높아지면 공격받는 건가 하는 두려움이 있다. 대통령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과하면 정치하는 사람도, 지지층도 무서워한다.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대통령이 ‘당원들의 현명한 선택을 받은 분이니 잘하면 된다’고 열린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 걸 꼽는다면….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메시지는 대환영이다. 수도권에 살다가 전남 순천에서 살아 보니 지방소멸 문제가 심각하다. 중대선거구제 개편 제안 등 정치개혁 어젠다도 훌륭하다. 또한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도 용기가 있어야 지킬 수 있는 점인데 아주 높게 평가한다.”

―사실상 ‘이준석 아바타(대리인)’라는 지적도 있는데….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지지한다. 다만 유 전 의원도 ‘이회창 키즈’, 이 전 대표도 ‘박근혜 키즈’였다가 독자적 역량을 보여주며 우뚝 선 거다. ‘이준석을 뛰어넘는 천하람의 발견’으로 전당대회를 끝내고 싶다.”

―이 전 대표와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인가.

“난 이 전 대표만큼 스타가 아니다. 혼자 셀럽 정치 할 생각 없다. 세력을 키울 거다. 당 방향성에 동의하는 현역 10명을 꼭 만들 거다. 나를 포함한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 후보 등) 4인의 개혁 후보가 다 당선돼 지도부를 구축하면 이준석 체제처럼 쉽게 흔들리지 않을 거다.”

친이준석 진영은 당 대표에 천 후보, 최고위원에 허은아 김용태 후보, 청년최고위원에 이기인 후보를 내세워 ‘4인의 개혁 후보’를 표방하고 있다. 전당대회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들이 당 대표와 청년최고위원에 각각 1표, 최고위원에 2표씩 행사할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만약 본선에서 탈락했는데 과반 후보가 없어 결선투표를 하면 연대할 건가.

“인위적 연대는 결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일단 내가 뽑고 싶은 후보가 없다. 나도 뽑기가 망설여지는 후보랑 어떻게 연대하나. (김 후보와 나 전 의원의 연대를 뜻하는) ‘김나 연대’처럼 억지로 해도 지지층은 안 움직인다. 나 전 의원처럼 가짜 표정을 지을 연기력도 없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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