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까지 등장한 與 전대... "칼 겨눌 수 있어" vs "망상이자 당원 협박"
안철수 "어떤 정신상태냐", 천하람 "금도 있다"
안철수·천하람, '당 개혁 적임자' 내세우며 경쟁
예비경선 득표결과 두고 김기현·안철수 신경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12일 당권주자들 간 난타전이 불을 뿜었다. 김기현 후보가 전날 '안철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대통령 탄핵론'에 불을 붙이자, 안 후보와 천하람 후보가 각각 "공포 분위기 조성", "당원 협박"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다. 김 후보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던 안 후보와 천 후보 역시 서로 '보수 개혁 적임자'를 자처하며 물고 물리는 신경전을 벌였다.
김기현 "安, 대통령에 칼 겨눌 수 있어" 安 측 "망상, 협박"
김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자진사퇴를 주장한 안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걱정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썼다. 전날에도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이 (당대표가 돼선)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 한 입장이다. 안 후보가 대선 당시였던 지난해 2월 울산 유세에서 "1년만 지나면 윤석열 찍은 내 손가락을 자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한 사실까지 소환하면서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언제든지 윤 대통령을 겨냥할 수 있다는 프레임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페이스북에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론과 김 후보 측 신평 변호사의 윤 대통령 탈당론을 싸잡아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이기에 저런 망상을 할까"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서도 "국민들, 당원들께 실례되는 말씀이기 때문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전대 자체를 뒤흔드는 망언"이라며 "당원과 국민을 협박하는 쌍끌이 협박정치"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 후보는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선거가 중요하고 본인 지지율이 조급해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며 문제 삼았다. 이준석 전 대표도 김 후보가 울산시장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점을 거론하면서 "지금 와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다른 후보를 엮어 당원들에게 협박을 통해 득표하려고 하는 모습은 매우 온당치 못하다"고 직격했다.
대세론 내세운 김기현 vs 당 개혁 강조한 안철수·천하람
김 후보는 '대세론'을 부각해 당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KBS에 출연해 "기사를 보니 (예비경선에서) 제가 1등을 했다. 1등과 2등 사이에 큰 격차가 났다는 보도가 있던데, 허위보도는 아닐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컷오프(예비경선) 순위와 득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자신이 우위를 선점했다고 자신한 것이다. 지지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선 "둘 다 당을 떠나지 않고 지켜온 동지적 관계"라며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와 '정통 뿌리를 갖고 있는 당 지도자'임을 강조했다. 정치 입문 후 창당과 탈당, 합당을 반복해온 안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안 후보는 정당 개혁과 내년 총선 승리를 강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비전 발표회에서 △시스템 공천 △반부패 정치혁신특위 설치 △불체포특권 포기 대국민 서약 등을 약속했다. 내년 총선 공천에 일절 개입하지 않으며 본인의 출마지역도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맡기겠다고 했다. 천 후보 등 이준석계 주자들도 정당 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것에 대해선 "거기는 말뿐"이라며 견제했다.
안 후보 측은 예비경선 득표와 관련한 김 후보의 발언도 지적했다. 이종철 수석대변인은 득표 결과가 비공개 원칙임을 강조하며 "공정한 선거가 돼야 할 전대가 누군가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천 후보는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오찬간담회를 갖고 '개혁 후보 4인방'임을 자처했다. 천 후보는 "전당대회 다음 날 헤드라인이 '개혁 바람,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가로막히다'라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절망적일 것"이라며 "개혁을 바라는 열망이 불가역적인 바람으로 불어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동석한 이 전 대표도 안 후보의 공천 개혁안에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막후 실력자로 있으면서 공천 룰을 흐트러뜨린 적이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13일 권역별 합동연설회 돌입
당대표 후보들은 권역별 합동연설회 및 토론회 준비에도 돌입했다. 연설회는 13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7차례 실시되고, 당대표 후보 토론회는 15일부터 4차례 방송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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