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T·네이버까지… 차세대 AI칩·데이터센터 확보 사활 [불붙은 AI 인프라 투자]

김나인 2023. 2. 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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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품질 등 결정하는 조건
데이터센터·슈퍼컴 고도화 역점
한발앞선 美·中빅테크 추격고삐
SK텔레콤 슈퍼컴퓨터. SK텔레콤 제공

"초거대 AI(인공지능)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차별화되는 게 아니라 모델의 크기와 품질이 좌우한다. 풍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기업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싸움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지난 10일 열린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챗GPT에 대한 대응전략을 밝히면서 한 말이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지난 10일 열린 한 행사에서 "하루 1500만명이 챗GPT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수십억원, 1년에 수조원이 운영비로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AI 기술력뿐 아니라 얼마나 돈을 쏟아부어 강력한 인프라를 구축하느냐가 AI 경쟁의 승패를 가른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이 슈퍼컴퓨터 성능을 2배로 늘리고 삼성SDS를 비롯한 대기업과 네이버, 카카오까지 나서서 미래형 데이터센터 구축에 뛰어드는 이유다.

◇AI인프라도 미·중 빅테크가 한수 위=그러나 AI 기초기술뿐 아니라 인프라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한참 앞서 있는 게 현실이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달리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온 국내 기업들은 AI인프라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100)과 비교할 때 한국 AI 경쟁력은 80.9 수준으로, 기술 격차가 약 1.8년인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과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술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 각국에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고객들이 필요로 할 때 서버나 데이터 저장장치를 서비스하는 데 쓰이지만 유사 시 자체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가상화 기술로 수많은 서버를 묶으면 마치 하나의 초거대 슈퍼컴퓨터같이 작동할 수도 있다. 이같이 강력한 인프라는 챗GPT 같은 AI를 훈련시키고 서비스하는데 필수적이다.

◇인프라 규모가 AI 성능 좌우…AI반도체에도 투자=이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인프라 투자를 키우고 있다. 초거대 AI 시장에 참전하려면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서비스까지 전방위를 아우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최근 슈퍼컴퓨터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두 배로 증설한 SK텔레콤은 AI 확산으로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사업의 운영 효율화를 통해 수익 개선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시장 수요를 살펴 차기 데이터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사피온'을 설립해 AI 반도체도 상용화했다. 산학연 협력체 'AI 원팀'을 중심으로 AI 생태계를 키우고 있는 KT는 지난해 AI 인프라와 솔루션, 서비스를 모은 '한국형 AI 풀스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KT도 반도체·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AI 인프라 투자를 병행한다. 올 상반기 상용화하는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에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 '아톰'을 적용한다.

◇네이버·삼성전자 AI 반도체 연합 '주목'=춘천에 이어 세종 데이터센터를 초거대 AI의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네이버는 AI 인프라 경쟁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삼성전자와 손잡았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AI 반도체 분야 공조 계획을 공표했다. 기존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초거대 AI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는 만큼 AI 전용 반도체가 필수다. 삼성전자는 초거대 AI에 최적화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하고, 네이버는 이를 통해 초거대 AI 모델의 성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도 치열하다. 네이버는 수도권과 강원, 충북, 경남 지역에 자체·임차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데 이어 올 상반기 중 자사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 춘천'의 6배 규모인 '각 세종'을 준공한다. 카카오는 연내 10만대 이상의 서버가 들어서는 안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한다. 삼성SDS는 HPC(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화성에 동탄에 전용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정부도 지원체계를 가동한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AI 10대 핵심 프로젝트에 7129억원을 투입한다. AI반도체에만 5년간 1조200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과방위 업무보고에서 "국민들의 일상과 국가 사회 전반에 AI를 전면 활용하기 위한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국내 개발 AI 반도체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K-클라우드' 모델을 성공시켜 세계 진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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