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K칩스법…자금줄 마르는 반도체

장민권 2023. 2. 12. 18:2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글로벌 반도체 불황으로 우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반도체 공룡'들의 중장기 투자계획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비해 중장기 투자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자금조달 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업황 부진에 고금리까지 겹악재
중장기 투자계획 앞두고 비상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지지부진
"경쟁사 앞서려면 정부지원 절실"
글로벌 반도체 불황으로 우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반도체 공룡'들의 중장기 투자계획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고금리와 반도체 경기 하강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불황을 버티며 향후 반도체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15%로 상향 조정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비해 중장기 투자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자금조달 방안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기준 129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는 2026년까지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투자금 상당 부분을 영업활동으로 조달해야 하지만 지난해 4·4분기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69% 급감하면서 추가 투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도 부담이다.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줄인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현금성 자산이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3000억원 감소한 반면 차입금은 5조4000억원 증가한 23조원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아울러 지난해 3·4분기 기준 이자비용도 전년동기 대비 660억원에서 1487억원으로 827억원(125%)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서는 'K칩스법'(반도체산업강화법)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 기업들의 투자 여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의 반도체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기존 8%에서 15%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조특법 개정안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상정된다.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글로벌 경쟁기업들도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우리 정부 또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에 반도체 생산거점 건립을 추진 중인 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은 독일 경제부에 100억유로(약 13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요구했다. 당초 합의한 68억유로보다 32억유로가량 늘어난 규모다.

앞서 인텔은 지난해 3월 170억유로 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독일 정부는 68억유로를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인텔이 경기침체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유럽 전역을 강타한 에너지비용 급등으로 당초 계획 대비 투자비용이 크게 불어나자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인텔이 부담해야 할 총투자비용이 200억유로 이상으로 늘면서 올해 상반기 예정됐던 착공일정도 내년으로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례없는 반도체 공급과잉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락하면서 인텔이 투자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긴축경영 기조가 이어지며 예정된 유럽 투자계획이 잇따라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텔,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보다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선제적 투자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