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노조 겨냥 “불법 판치게 두면 그게 국가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과 관련해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12일 밝혔다. 채용 부정, 노동자 간 임금 격차 등을 들어 노사 법치주의를 재차 강조한 발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무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노동개혁 관련 질문에 “폭력과 협박, 공갈이 난무하는 산업현장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국민께 세금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고 대통령실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법치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같은 근로자 간에도 임금이 몇 배나 차이가 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산업현장에 노조 간부의 자녀가 채용되고 남은 자리로 채용 장사를 하는 불법 행위를 정부가 방치하면 민간 경영자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채용비리와 임금 격차 등을 들어 노조를 비판하면서 노동개혁 동력을 확보하려는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민들께서 더욱 잘 살게 하려면 카르텔과 지대추구 행위를 규제하고 해체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면서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부당한 기득권 체제에 잘 대처해달라”고 공무원들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 성과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은 결국 국력의 집합체”라며 경제 외교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무원과 기업의 관계 설정을 두고는 “공무원이 기업의 손익 계산을 볼 수 있어야 재정을 어떻게 투입할지 선택할 수 있다”면서 “기업인을 멀리만 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마약 단속 문제를 두고는 관계 당국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조직폭력배보다 더한 사람들이 마약 유통에 관여하기 때문에 희생정신이 없으면 마약사범 검거는 어렵다”고 담당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요리법을 묻는 질문에는 어린 시절 요리했던 일화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어릴 적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으로 계란프라이를 하면 들러붙곤 했다”며 “다섯 살 때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 연탄 풍로에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태우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을 생각해보니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여는 ‘소금 적게 쓰기 경연대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에는 “짠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당시 현장 대화를 짧은 영상 콘텐츠인 유튜브 쇼츠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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