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일상회복도 불평등…소득 낮고 일자리 불안할수록 더뎌

김민제 2023. 2. 1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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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으로 경제적 타격이 컸던 저소득층·임시일용직·자영업자·어르신 등 고용불안계층은 소득이 높고 고용이 안정된 이들에 견줘 일상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간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8월 만19∼75살 남녀 3944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에서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얼마나 회복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평균 점수는 6.05점으로 보통(5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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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험난한 일상회복]보사연 ‘만19∼75살 3944명’ 조사결과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영화관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으로 경제적 타격이 컸던 저소득층·임시일용직·자영업자·어르신 등 고용불안계층은 소득이 높고 고용이 안정된 이들에 견줘 일상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간한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8월 만19∼75살 남녀 3944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에서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얼마나 회복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평균 점수는 6.05점으로 보통(5점)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전혀 회복 못 했다’를 0점, ‘완전히 회복했다’를 10점으로 한 11점 척도로 점수를 매긴 결과다. 그러나 일상회복 정도에 대한 평가는 경제활동상태·소득수준·연령대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고용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용직(상시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 고소득층, 20~30대의 일상회복 정도는 평균(6.05점)을 웃돌았으나 임시일용직, 소득 1~3분위 중저소득층, 60~70대가 스스로 매긴 점수는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우선, 상용직 임금근로자들의 일상회복 정도는 6.21점이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영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자·고용주(5.85점)를 비롯해 임시일용직(5.96점), 실업자(5.91점) 등이 스스로 매긴 일상회복 점수는 평균보다 낮았다. 소득 상위 20%(5분위)의 고소득층은 일상회복 정도를 6.37점으로 평가했지만, 소득 하위 20%(1분위)인 저소득층 점수는 5.85점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응답자를 신체건강 취약층(주관적 건강 나쁨 인식)·정신건강 취약층(일정 기간 절망감 경험자)·사회적 취약층(사회적 지지 수준 보통 이하)·경제적 취약층(일정 수준 이하 소득이면서 코로나 이후 소득 감소 경험자) 등으로 분류해, 비취약집단 간 차이도 살폈다. 일상회복 정도를 ‘회복하지 못했다’(0~3점), ‘보통이다’(4~6점), ‘회복했다’(7~10점)라는 세 가지 척도로 다시 분류해보니, 각 취약층에서 일상을 되찾지 못했다고 답변한 비율은 비취약층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았다. 특히 마음을 털어놓고 상의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한, 즉 사회적 지지가 보통보다 낮은 취약층 14.88%가 일상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답했지만, 사회적 지지 수준이 높은 비취약층에서 같은 답을 한 이들은 6.2%에 그쳤다.

이태진 보사연 선임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생물학적 수준에서 코로나19는 모두를 ‘평등하게’ 공격했으나 우리 사회의 대응은 ‘불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일상회복의 수준도 사회계층별로 격차가 있으며 재난 상황에서 마땅히 이뤄져야 했던 사회취약층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정책 마련 과정에서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집단이 어떤 차별적 영향을 받는지를 의식하고, 이를 판단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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