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무죄 침묵하는 국민의힘, 이유 물어보니 "국민법감정 알아…"

조현호 기자 2023. 2. 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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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당 김재섭도 비판 "우리가 비판했으면 국민 보기 좋았을 것"
장동혁 원내대변인 "판결에 입장내는 게 맞나, 국민 반발 많다는 것 알아…특검은 비논리적"
신인규 "검친 무죄, 번개 두 번맞을 확률"
정의당 "국민 분노 하늘 찔러…특검 추진하겠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원 뇌물 수수 의혹을 무죄 선고한 법원과 검찰의 부실 수사 문제에 국민의힘이 나흘째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아 내부에서도 의문이 나온다. '그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의혹 수사를 촉구해온 것이 힘을 받으려면 비판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민의힘의 한 원내대변인은 개별 판결에 일일이 입장을 내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국민들이 법 감정이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야당이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구 당협위원장은 12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곽 전 의원 무죄 나온 것 대다수 국민들이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액 자체도 그렇지만 그 정도 나이대를 가진 사람이 퇴직후에 50억을 받는다는 것은 세계 유수 기업의 CEO도 퇴직금 그 정도 받는 경우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상식적으로 (곽 전 의원의 아들이 받은 돈과 곽 전 의원의 행위가) '대가성이 없다'고 보기 대단히 어렵다”며 “검찰이 스스로 불신을 야기했고, 수사할 때 무능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검찰의 무능과 재판부의 불신이 국민들이 느끼는 대다수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여기에 대해 얘기를 안하고 있는데 차라리 얘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곽상도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고, 국민의힘이 대장동 관련해서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계속 촉구하는 상황에서 그 말의 힘이 실리려면 지도부 내지 대변인들이 곽 전 의원 수사 못 믿겠다, 수사를 촉구한다, 이재명 대표 수사도 가속화하라고 했으면 국민들 보기에 더 좋지 않았겠느냐”고 비판했다.

왜 아무 의견이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일처럼 생각하는 것 같은데, 곽 의원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나간 분이고, 몸 담았던 분이라 해도 반성을 통해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공격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회였다”며 “여기에 대해 국민의힘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단히 아쉽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원내대변인)이 지난 6일 오후 열린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이자 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의 신인규 변호사는 같은 방송에 나와 곽 전 의원 아들의 퇴직금(산재위로금) 50억원 수령을 두고 “번개 두 번 맞을 확률”이라며 “대한민국의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라면 누가 뇌물이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신 변호사는 “'검친 무죄'가 나온다는 사법불신을 가속화하는 판결”이라며 “곽 전 의원이 민정수석까지 지낸 사회 지도층이고, 이런 뇌물 형태를 허용해주고, 공여자와 받은 자 처벌 안 받는 나쁜 선례를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김만배씨 경우 곽 의원 뿐 아니라 권순일 대법관 사법거래했다는 의혹도 있지 않느냐”며 “이런 분들에 대해 뇌물에 관대한 것은 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지난 8일 판결 이후 12일까지 나흘째 공식 논평 한 줄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이자 한 현직 의원은 국민들이 법 감정에 맞지 않는 판결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그럴 수 있겠다고 본다면서도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2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왜 입장을 내지 않느냐는 질의에 “법원 판결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50억클럽 문제제기) 당시 이재명 후보, 권순일 후보 수사는 잘 진행되지 않았고, 곽상도 후보 수사만 진행이 돼서 대선 직전에 기소한 뒤 검찰 손을 떠난 문제이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법원이 판결한 것인데, 판결이 논리적으로 여러 면에서 납득할 수 없으면 항소심과 대법원을 지켜보는 게 맞는 것이 아닌가”며 “윤석열 후보(검찰)에서 했던 것도 아니고, 기소할 때는 아무 이야기가 없다가 법원의 판결이 맘에 안든다고 해서 그걸 특검으로 할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사법부를 신뢰할 수 없다든지 법원 판결이 국민들의 법 감정과 맞지 않다고 해서 특검을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안 맞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장 원내대변인은 “다만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결론이라고 한다면 검찰에서 추가적으로 공판 공소유지 검사 투입하겠다고 했고, 1심 판결에서 나온 법리적 문제점에 대해 검토해서 항소심 진행해서 항소심과 대법원에서 지켜볼 일이 아닌가”라며 “저희 당론으로 뭘 정하고 할 건 아니지만 국민의힘 의원의 한 사람으로써 그 정도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답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갑 당협위원장이 12일 오전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곽상도 전 의원의 무죄판결에 참묵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정치인싸 갈무리

'판결 자체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장 원내대변인은 “기록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맞다 안 맞다,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국민으로서 국민들 대다수는 이것이 법리를 떠나서 많은 분들이 '과연 맞는 결론이냐'고 하고, 많은 분들이 그와같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저희도 알고 있다”고 답했다.

'판결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동안 국민의힘이 대장동 (이재명 대표 수사 뿐 아니라) 로비 부분도 철저하게 수사해 단죄하라고 촉구한 연장선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서도 눈높이에 맞지 않느냐고 얘기했어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질의에 장 원내대변인은 “그건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하고, 윤미향 의원 판결에 대해서는 1심에서 미안하다고 한 것의 그 이중적인 기준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1심 판결이고 지켜보자는 입장이고, (국민들이) '수사가 부실했다(거나) 법원 판결이 국민의 법 감정과 맞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겠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민주당과 야당이 수사가 부실했다고 하는 것은 수사의 주체와 시기를 한 번 살펴보고 말씀하셔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추후에도 판결 내용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낼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편, 정의당은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원 뇌물 수수 무죄 판결에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처음 밝히고 나섰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브리핑에서 “정의당은 곽상도 등 대장동 개발 50억 클럽 비리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임명 법을 추진한다”며 “국회는 조속히 특검 도입을 위한 절차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이자 당 상근부대변인 출신의 신인규 변호사가 12일 오전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곽상도 전 의원의 무죄판결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정치인싸 갈무리

김 수석대변인은 “대다수 국민에게는 날카롭고, 특권층에게만 향하면 무뎌지는 검찰의 수사와 사법부의 판단에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공정과 상식 없는 검찰과 사법부는 신뢰를 모두 잃었다. 국회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곽상도와 50억 클럽 사이의 연계, 이어진 특권의 고리들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어 법 위에 군림하는 사회적 특권층이 더 이상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진영과 정쟁을 떠나 오직 깨끗한 대한민국, 국민의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향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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