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봇물 … 3년새 자사주 11조원 소각
올해 현대차·KB 등 줄이어
국내 상장 기업들이 소각한 자사주가 지난 3년여간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에 이어 소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
1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2020년부터 이달 10일까지 3년여 동안 국내 상장사(유가증권시장·코스닥)가 자사주를 소각한 규모만 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과 지난해 자사주를 소각한 금액은 각각 2조5407억원, 3조1350억원이었고 공시 건수도 같은 기간 32건에서 64건으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소각한 금액은 4조원 수준으로 연간 기준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올해 공시된 자사주 소각 건수는 11건으로 금액은 1조2724억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힌 기업에는 현대자동차(3154억원) KB금융지주(3000억원) 메리츠화재(1792억원) 신한지주(1500억원) 하나금융지주(1500억원) 등 호실적을 올린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포함됐다. KT(1000억원) 풍산홀딩스(86억원) 등도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코스닥에서는 와이엠씨(32억원) 하이록코리아(99억원)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22억원) 등이 자사주 소각 공시를 냈다.
약세장에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자사주 소각 공시가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을 기점으로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되자 주주들이 주가 부양책을 요구하면서 기업이 이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기업이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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