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탄핵' 발언에 친윤도 술렁 … 대통령실 "관여 안한다"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2. 12. 17: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전대, 金·安 공방전 과열
김기현 "安 되면 탄핵사태 우려"
보수당 '금기어' 꺼내 논란 커져
안철수 "어떤 정신에 저런 망상"
이준석 "당원 협박해 득표하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당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 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공방전이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되며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네거티브와 혼탁 양상에 대해 경고한 게 무색할 정도로 두 후보 간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안 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에 "무례하다"며 수차례 직격한 대통령실은 당내 금기어인 '탄핵' 발언에는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딱 선을 그었다.

선공은 김 후보가 날렸다. 그는 지난 11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대선에 욕심 있는 분은 (당대표가 되기엔)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탄핵이 우려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현재 경쟁 중인 안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음 대선에 나올 분이 대표가 되면 당에 분란이 생긴다"며 "대권 주자로서 차기 공천에 사심이 들어가는 것은 인지상정인 만큼 대권 욕심 없이 당의 안정을 이끌 수 있는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국회에서 정책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보수 진영에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사실상 당이 재기 불능의 위기에 빠졌던 일이 있어 대통령 탄핵은 지금도 금기시되는 상처로 불린다. 그런데도 윤심 후보를 자처하는 김 후보가 선제적으로 탄핵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지금을 승부처로 보고 공세 수위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전대에 탄핵까지 끌어들이는 게 과하다는 지적이 친윤계 내부에서도 나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후보의 '탄핵' 발언에 안 후보를 비롯해 천하람 후보까지 일제히 반발하며 역공에 나섰다. 안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이길래 저런 망상을 하느냐"며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해도 여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 후보는 "전략적으로 당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은 것 같은데 (김 후보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듯 보인다"며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 발언에 사퇴 요구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는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대권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안 된다는 김 후보의 공세에 대해 안 후보는 "김 후보도 울산시장 때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과거 발언을 소개해 반격했다.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김호영 기자>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천 후보 역시 김 후보 발언에 대해 "아무리 당대표 선거가 급하고 지지율이 조급해도 여당 전당대회에서 할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천 후보를 지지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대표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탄핵에 다른 후보를 엮어서 당원들을 협박하며 득표하려는 모습은 매우 온당치 못하다"면서 "김기현 캠프에서 하는 것처럼 협박으로는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총선에서 집단 린치로는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네거티브 수위가 계속 올라간다면 전당대회가 자중지란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총선 준비를 위해 '원팀'을 꾸려도 모자랄 판에 또다시 양쪽으로 갈려 내분이 짙어진다면 사실상 총선 패배가 '따놓은 당상'이란 뜻이다.

안 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을 두고 "의원과 대통령을 동급으로 끌어들이냐"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던 대통령실은 이번엔 덤덤한 표정이다. 전대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당이 전당대회를 하는 데 전혀 관여할 일이 없다. 전당대회는 당의 축제"라고 잘라 말했다.

[추동훈 기자 / 박윤균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