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역아동센터를 사랑하게 된 이유들[지역아동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기자 2023. 2. 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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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제가 입사할 때 ‘지역아동센터는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사랑과 관심이 부족한 아이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이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고, 하루하루를 보내며 그 누구보다 애정이 넘치는 아이들이 모여 있는 장소임을 알게 됐습니다.

항상 학교가 끝나고 오면 고생하는 선생님들 드시라며 슬쩍 주머니에서 간식을 꺼내주는 조그마한 손, 친구와 동생들의 생일을 자신의 생일보다 더 챙기며 기뻐하고 양보하는 모습,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먼저 사과하는 모습 등 저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이유는 정말 흘러넘치도록 많았습니다.

입사 후 아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선생님보다는 아빠처럼 형처럼 친구처럼 생각하고 다가와 주는 모습 또한 정말 고마웠습니다.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던 저 자신에게 부끄러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사랑과 관심을 베풀 줄 아는 아이들이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항상 센터로 다 같이 달려와 빨개진 얼굴로 웃음을 머금고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지쳐가는 일상에 기쁨이 됐고, 아기새가 어미새에게 조잘조잘하듯 오늘 있었던 일을 설렘 가득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하루의 낙이 됐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으나 같이 지내다 보니 그 생각은 정말 꽉 막힌 사고였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도전보다는 ‘이 정도면 됐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아이들은 도전하는 마음과 용기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처음 겪어 보는 일에도 용기를 내는 아이들의 모습은 저에게 다시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자세를 일깨워 주는 선생님이 돼 주었고, 자신의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고 노력해 혼자 해결하는 모습은 아이들이지만 저를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생일조차 잊고 살아가는 일상 중에 저보다 저의 생일에 기뻐하며 살짝 불러 “생일선물이에요!”라며 가방에서 선물을 꺼내는 아이들, 스승의 날 다 같이 용돈을 모아 사서 전해 주었던 선물과 편지, 주말에 부모님과 놀러 갔다가 생각났다며 찍어서 보내주는 사진들, 제가 몸이 아플 때 누구보다 많이 걱정해 주는 모습, 표현에 인색한 저에게 사랑한다며 먼저 다가와 표현해 주는 아이들, 선생님 손이 차갑다며 자신의 손난로를 건네주는 모습 등 사소한 모습 하나하나가 저의 마음에 크게 다가왔습니다.

여전히 전 세계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지만 아이들과 같이 지내며 이 힘든 일상을 잠시 잊고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일상에 지쳐 살아가던 저에게 자신이 좋아하고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꿈까지 자신의 일처럼 같이 찾아주면 뿌듯하고 행복해하는 아이들과의 만남은 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기쁨을 주는 정말 큰 선물이 됐습니다.

이광수(조이스터디 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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