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朴탄핵 나섰던 김기현, 尹탄핵 협박으로 득표?" 천하람 "금도 넘어"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전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천하람(오른쪽) 당대표 후보와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주최한 오찬 기자간담회 자리를 찾아 천하람 후보와 악수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경선서 비윤(非윤석열)주자들을 후원하는 이준석 전 당대표는 12일 김기현 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우려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지금 와서 탄핵에 다른 후보를 엮어 당원들 협박을 통해 득표하려는 모습은 매우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천하람(대표), 허은아·김용태(최고위원), 이기인(청년최고위원) 후보의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김기현 후보같은 경우 과거 울산시장을 지내던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논의가 있을 때 누구보다 앞장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며 나섰던 분"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김 후보는 전날(11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대선 욕심 있는 분이 (당 대표가 되면)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히면 탄핵이 우려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당권주자 중 차기 대권 잠룡으로 유일하게 거론되는 안철수 후보를 겨눈 것이다.

그는 "지난번엔 김 후보 후원회장인 신평 변호사가 (안 후보 당선 시) 대통령의 탈당과 창당이란 입에 담기도 민망한 얘기를 하며 당원에 협박하는 모습을 봤다"며 "신평 후원회장이 사퇴하고 난 뒤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그런 협박을 한다는 게 참 난감하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의 방식을 '과거 회귀' '집단 린치' '소거법'으로 칭했다.

이어 "당원들께서 아셔야되는 게 지금 전대가 앞으로 벌어질 총선에 각 후보들이 만약 지휘하게 된다면 어떤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게 될지를 보여주는 경연장"이라며 "이런 식으로 김기현 캠프에서 하는 것처럼 국민들께 총선에서 공약하고 이렇게 협박했을 때 과연 국민 지지를 받겠나. 이미 거기서 낙제점"이라고 강조했다.

천하람 후보도 오찬 당시 모두발언으로 기자들에게 "전대가 윤심(尹心) 타령으로 국민들 보시기에 한가하거나 우습거나, 누구를 배제하니 축출하니 무서운 분위기에서 진행된다"며 "여당 되고나서 첫 축제인 전대에 대통령 탄핵이니 탈당이니 이런 게 등장하나. 선거가 중요하고 본인 지지율이 중요해도 정치엔 금도가 있다"고 김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개혁을 바라는 당원의 열망이, 불가역적 변화의 바람으로 불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안 후보와 장외 설전도 벌였다. '4명의 후보가 말로만 개혁이고 구체적인 게 없다'는 공세에 "저희는 굉장히 구체적인 사안들을 들고 얘기한다"며 "공천 제도 관련 후보별 입장만 봐도 천 후보는 완전한 상향식 공천을 명시적으로 얘기하는데 오히려 안 후보는 시스템 공천이란 얘기를 하는데 질문에 맞지 않는 답"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어느 당이나 공천 룰은 있고, 룰이 과연 공정하게 운영될지 뚝심을 당 대표가 가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자꾸 시스템 공천이란 말만 되풀이하는데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 대표가 막후 실력자로 있으면서 당의 공천 룰을 흐트러뜨리면서 당의 공천 자체를 흐트려버린 적 있다"고 구원(舊怨)을 꺼냈다.

이어 "과거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시절에도 당대표를 지내면서 광주시장 공천 등에 있어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당내에 많은 분란을 초래했던 바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안 후보 입장에서는 과거 전적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이 어떤지를 알고 답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천·허·김·이 후보에 대해선 "갖고 있는 잠재력에 비해 아직까지도 대중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조금은 조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아주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자신의 개성을 버리는 순간 후보로서 확장력을 잃게 된다"며 제가 너무 부각되는 상황은 또 최대한 지양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