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허가 번식장이라더니... 뜬장과 오물 속 출산을 반복해 온 엄마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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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해 11월 경기 연천시 한 번식장에서 개들이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채 길러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박철순 카라 활동가는 "진주와 비비안이 서로 꼭 붙어 의지하고 지내는 만큼 함께 입양 가길 바란다"며 "열악한 곳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해야만 했던 이들에게 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기쁨을 알려줄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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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행동 카라는 지난해 11월 경기 연천시 한 번식장에서 개들이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채 길러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활동가들이 현장에 가보니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곳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상황은 열악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 양쪽에 일렬로 설치된 뜬장(바닥까지 철조망으로 엮어 배설물이 그사이로 떨어지도록 만든 개의 장)에 엄마개들과 갓 태어난 강아지들이 있었는데요, 물그릇에는 썩은 물이 담겨 있었고, 뜬장 밑은 수년째 치우지 않아 오물이 가득했습니다. 2018년 동물생산업 허가제 도입 이전에 등록된 업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뜬장은 유지한다 하더라도, 바닥에 분뇨처리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또 엄마개는 출산 이후 강아지들과 떨어져 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격리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 역시 없었는데요.
카라는 연천군 측에 동물학대 정황을 신고하고, 번식업자로부터 81마리의 소유권을 포기받았습니다. 번식업자가 번식장 폐업신고를 하면서 '허가받은 지옥'은 문을 닫았지만 허가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별도의 제재조치는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구조된 개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했습니다. 대부분은 슬개골 탈구로 뒷다리 관절이 빠져 있었고, 털이나 발톱, 이빨도 전혀 관리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 가운데 자궁이 몸 밖으로 나온 채 방치된 개는 구조 후 '루시'는 이름을 얻었는데요,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을 거두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습니다.
카라는 구조한 개들을 치료하면서 입양 가족 찾기에 나섰는데요, 강아지들은 가족을 만났지만 엄마개 가운데는 아직 입양을 가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이 중 푸들 진주(6세 추정)와 믹스견 비비안(1세 추정)도 있는데요.
진주는 구조 당시부터 사람을 너무나 좋아했다고 합니다. 구조 이후 활동가들이 문을 열면 강아지들보다도 먼저 사람을 반겨주고, 안아달라고 애교를 부렸다고 합니다. 아마 한때 사람과 함께 살았던 경험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반면 비비안은 사람과 최대한 거리를 둔 채 눈치보기 바빴다고 해요.
진주와 비비안은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에 위치한 카라의 입양카페인 아름품에서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진주는 비비안과 지내면서 사람이 없을 때 불안해하는 모습이 줄었고, 비비안은 진주를 따라 사람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해요.
박철순 카라 활동가는 "진주와 비비안이 서로 꼭 붙어 의지하고 지내는 만큼 함께 입양 가길 바란다"며 "열악한 곳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해야만 했던 이들에게 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는 기쁨을 알려줄 가족이 나타나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진주, 비비안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ekara.org/kams/adopt/1157
https://ekara.org/kams/adopt/1177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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