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가봤어? 부산하면 요즘엔 여기"… 공연·식사·쇼핑 한곳에

신수현 기자(soo1@mk.co.kr) 2023. 2. 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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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5평 복합문화공간 '밀락더마켓' 가보니
부산 야경 명소 '광안대교'가 한눈에
오디션 '내일의 슈퍼스타' 등 문화행사도 개최
맛집·옷가게 등 약 30개 상업시설도 마련
문체부 '공간문화대상'서 '최우수상' 수상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밀락더마켓' 전경. 【사진 제공=키친보리에】

"광안대교가 코앞에 있어. '야경 맛집'이라더니 정말이네."

지난 3일 부산역에서 차량으로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부산 수영구 민락동 '밀락더마켓(Millac the Market)'. 건너편에서 바라보니 붉은색 벽돌과 수십 개의 유리창이 어우러진 3채의 단독주택처럼 보였다. 여러 아파트 단지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 '왜 아파트를 안 짓고 복합문화공간을 지었을까'라는 의문을 품고 가까이 다가갔다. 총 2층짜리 건물로, 대지면적만 7722㎡(약 2335평)에 달할 만큼 규모가 엄청났다.

1층에는 114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 방문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공유 차량 '쏘카', 여행객들을 위한 물품 보관소, 버스킹 등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 등이 마련돼 있었다. 여행가방을 끌고 온 여행객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계단 사이에 위치한 양쪽 벽면에는 화려한 색깔로 그려진 벽화가 있었다. 밀락더마켓을 운영·소유하는 기업 '키친보리에' 관계자는 "부산 신인 작가 2명이 각각 1개씩 그린 벽화"라며 "최근 추운 날씨 때문에 방문객이 줄었지만 주말에만 약 5000명이 밀락더마켓을 다녀간다"고 말했다.

부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이곳은 키친보리에가 부산 해운대의 랜드마크 '더베이101', 부산 사하구 다대동 '올드 트리 마켓'에 이어 지난해 7월 선보인 복합문화공간이다.

키친보리에 관계자는 "밀락더마켓은 △고급 스피커와 조명, 마이크 등 공연 시스템을 갖춰 거리의 수많은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무대 '버스킹 스퀘어' △버스킹 스퀘어가 위치한 1층과 2층을 잇는 중간 계단식 좌석이자 푸른 바다와 석양, 광안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션뷰 스탠드' △여러 음식점, 팝업스토어, 이색 상점 등으로 구성된 '에프앤드비존(F&B ZONE)' 등 크게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2층에 들어서자 여러 상업시설이 눈길을 끌었다. 천장 인테리어를 보자 뉴욕에 여행 가면 꼭 가봐야 하는 관광지로 꼽히는 '첼시 마켓'이 갑자기 떠올랐다. 2층에는 스타벅스, 홍콩식 오리구이와 돼지고기 차슈 등을 파는 '푸키스', 수제맥주 전문점 '네이키드에이프', 빵·음료·간단한 요리 등을 판매하는 '보리에 베이커리 앤 델리', 텐동 전문점 '코카모메', 돈가스 가게 '료코', 피자 판매점 '더핏짜', 해산물 전문점 '랍스터바', 수제버거집 '버거스올마이티', 와인 등을 판매하는 '포도', 의류 판매점 '골스튜디오', 생화 꽃집 '밀락플라워', 캠핑용품 판매점 '바나나크림' 등 약 30개의 다양한 매장이 있었다.

밀락더마켓은 복합문화공간답게 지난해 여러 문화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7월 '대학가요,재 in Busan', 9월 '디즈니플러스데이' 팝업 행사, 10월 부산국제영화제의 일부 프로그램 '동네방네비프', 10~12월 '내일의 슈퍼스타' 등이 개최됐다. 무명 가수들, 가수 지망생들의 공연도 여러 번 열렸다.

박지윤 키친보리에 전무는 "미리 신청하면 버스킹 스퀘어에서 공짜로 공연할 수 있는 이점에 이곳에서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가수 '노라조'의 멤버였던 이혁 씨도 밀락더마켓에서 공연했다"고 전했다.

박 전무는 또한 "키친보리에가 주최한 내일의 슈퍼스타는 장르·경력에 관계없이 누구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스타의 꿈을 이룰 수 있게 지원하는 예술 경연대회"라며 "코로나19 여파로 음악가들이 설 무대가 많이 사라진 상황에서 내일의 슈퍼스타는 가수 지망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밀락더마켓에는 올해도 여러 문화행사가 마련된다. 박 전무는 "프랑스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콘셉트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락더마켓은 건축물에 대한 예술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부산시가 주최한 '부산다운 건축상'에서 '대상'을 각각 받았다.

밀락더마켓 주변에는 여러 아파트 단지가 있다. 땅을 소유한 부산의 향토 건설사 '삼미건설'이 해당 용지를 아파트로 개발했으면 큰돈을 벌었을 것 같았다. 키친보리에는 삼미건설의 관계사다. 왜 아파트로 개발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박 전무는 "시행사들이 밀락더마켓에 아파트를 짓고 싶다며 매각을 제안했고, 우리나라 대형 건설사들은 매각하는 게 싫으면 공동 개발하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다와 광안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있어 아파트로 개발하면 분양에 성공하고 큰돈을 벌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누구나 마음 편히 와서 문화를 즐기고, 예술가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싶었기 때문에 땅을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키친보리에는 밀락더마켓을 부산 대표 복합문화공간이자 관광명소로 키울 계획이다.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문화행사 등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거예요. 누구나 밀락더마켓에 와서 휴식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수평적이고 인간 친화적인 공간이자 진정성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부산/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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