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호 '관광 유니콘' 키울겁니다

신익수 기자(soo@mk.co.kr) 2023. 2. 12. 1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신(新)한류를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핵심 접점 역할을 (한국관광공사가) 해야죠." 작년 말 취임한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은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 본사가 있는 원주와 서울센터를 오가며 세계를 홀릴 관광 분야의 '유니콘'을 찾느라 분주하게 뛰고 있다. K컬처와 관광산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 낼 관광 콘텐츠 스타트업을 찾는 작업이다.

사실 이 부사장은 다양한 벤처 관련상을 휩쓴 스타 기업인 출신이다. 위즈코리아를 창업 4년 만에 세계 1위 단일 유아교육기관으로 성장시키며 2009년 대한민국을 빛낸 창조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대한민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산업자원부장관상과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창업진흥협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으로 3년간 스타트업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될성부른 나무를 찾는 발군의 '촉'으로 사업 아이디어와 관련한 공중파 방송의 진행자로도 오랜 기간 출연한 이력도 인상적이다.

그는 문화영역인 K컬처와 산업 분야인 관광산업을 잇는 '콘텐츠 서비스'를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 스페인에 다녀왔어요. 우리 한국에는 스페인의 알람브라궁전 같은 리소스가 없거든요.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지요. 오히려 한국식 알람브라 콘텐츠를 만들어 수출하면 그게 또 부가가치로 이어지거든요. 실제로 현빈이 주연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히트 친 것이 좋은 예입니다. OTT를 통해 전 세계를 홀렸습니다. 이것이 콘텐츠의 힘입니다."

인체로 치면 관광산업은 '뼈대'다. K컬처는 '살'이다. 그 사이에 혈액 역할을 하는 게 콘텐츠다. 이 혈액을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혈관이 곧 스타트업이고 벤처다.

"잘 알려지진 않았는데,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관광기업이 포함됐거든요. 토종 5개 관광기업의 참여는 역대 최초입니다."

참여만 한 것도 아니다. '결과물'까지 있다. 호스피탈리티(환대) 테크기업 H2O는 아부다비투자진흥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어 아부다비국부펀드(무바달라)의 예비 유니콘 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이르면 이달 중 관광스타트업 최초로 아부다비에 지사까지 연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동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동이 탈(脫)석유산업의 대안으로 밀고 있는 게 관광 분야거든요. 이미 상당 규모의 B2G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국부펀드 등 투자여력도 충분한 편이죠. 한국의 관광 유니콘들엔 최적의 시장입니다." 이 부사장은 오는 5월을 모멘텀으로 보고 있다. 관광산업 핵심 DNA를 갖춘 관광 분야의 스타트업들과 함께 UAE 최대 관광박람회인 ATM(Arabian Travel Market)에 참가하는 구상도 세워두고 있다. 중동 현지에서의 관광기업 IR 로드쇼까지 준비하고 있다.

"기술융합형 관광벤처 1200개 발굴과 관광 유니콘기업 3개를 육성하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이 부사장이 꾸준히 밀고 가는 관광벤처 10만, 아니 1만 양병설이다. 그는 말의 힘, 긍정의 힘을 믿는다.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추천사를 써 화제가 된 그의 저서 '백만불짜리 마인드'에도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가 뭔지 아세요? 그게 말의 힘을 믿고 안 믿고의 차이랍니다. 말의 힘을 믿고,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게 제 삶의 동력입니다."

믿음에서 나오는 실행력. 그는 이것을 '타잔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타잔이 정글을 오갈 땐, 나무 덩굴을 이어잡고 이동한다. 한 덩굴에서 다른 덩굴로 뛸 땐, 반드시 원래 잡고 있던 덩굴 하나를 놓아야 한다. 그리고 잠깐의 공중 상태. 그리고 다음 줄로 옮겨 탄다.

"잠깐 동안 허공에 머무는 것 때문에 주춤거리는 것. 그게 실행을 막는 걸림돌이죠. 물론 두렵습니다. 하지만 이 두려움을 넘어서야 다음 단계의 덩굴로 갈아탈 수가 있는 거지요."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겸 관광산업본부장으로 선임된 지 2개월여. 그가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속도를 좀 줄여주세요"라는 주문이다. 매번 다음 단계로의 도약에만 생각이 가 있으니, 그에겐 잠깐 허공에 있는 시간조차 용납되지 않는다. 기자와의 30분 인터뷰가 끝나면, 또 기자단과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선 늘 준비가 돼 있어야 하죠. 이미 덩굴을 잡고 있을 때에도 안주하면 안 됩니다. 다음 덩굴, 어떤 걸 잡을지 머리를 또 굴려야죠." 이거다. 이게,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이재환의 백만불짜리 마인드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사진/박형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