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주애’들에게 개명 강요... ‘존경하는 김주애 동지’ 공개 임박?

김예진 2023. 2. 12. 15:3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 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차녀 김주애와 동명이인인 주민을 대상으로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 대한 개명 요구가 포착된 지난 8일은 인민군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행사를 계기로 김주애가 대대적으로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것과 같은 날이다.

 건군절 전야에는 김주애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인민군 장령 숙소를 축하방문했다는 소식을 보도했고, 이때 기념 연회장에서 군 장령들을 병풍처럼 줄세워놓고 찍은 파격적인 기념사진도 공개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차녀 김주애와 동명이인인 주민을 대상으로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조만간 김주애 실명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우상화에 나서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10일 익명의 북한 현지 주민 발언을 인용해 당국이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개최된 야간 열병식에서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평양=노동신문·뉴스1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RFA에 “(8일) 정주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과에 등록된 여성들을 안전부로 불러내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며 “내가 사는 인민반에도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12살 여자애가 있었는데, 안전부 주민등록과에서는 여자애 부모를 안전부로 호출해 딸의 이름을 바꾸고 출생증 교체를 강요했다”고 했다. 그는 “최고존엄의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선전되고 있는 딸의 이름이 ‘주애’이기 때문에 동명인을 없애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왔다고 안전부 간부가 말해 주었다”라고 덧붙였다.

RFA는 ‘평안남도의 다른 소식통’의 발언이라며 “(8일) 평성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여성들은 일주일 이내로 이름을 바꾸라는 중앙의 내적 지시를 각 인민반장을 통해 포치했다”라는 말도 보도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 통치기엔 ‘일성’이란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고, 김정일 통치기에도 ‘정일’이란 이름을 강제로 바꾸도록 했다. 수령 신격화를 위해서다.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 대한 개명 요구가 포착된 지난 8일은 인민군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행사를 계기로 김주애가 대대적으로 북한 매체에 공개된 것과 같은 날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내각기관지 민주조선은 지난 7, 8일 건군절을 맞아 김주애 행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건군절 전야에는 김주애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인민군 장령 숙소를 축하방문했다는 소식을 보도했고, 이때 기념 연회장에서 군 장령들을 병풍처럼 줄세워놓고 찍은 파격적인 기념사진도 공개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건군절(2월 8일)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튿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절 열병식에서 김주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주석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봤다. 주석단으로 향하는 길에는 광장의 주민들이 다 보는 앞에서 강순남 국방상이 허리를 굽혀 김주애를 에스코트했으며, 이 모습도 조선중앙TV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날 열병식은 마치 김주애 후계자 책봉식을 연상케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지난 11월 김주애가 북한 매체에 처음 등장한 이래, 열병식에서 주석단에 오른 것은 북한 주민 대중이 보는 앞에 처음으로 화려하게 공개된 것이었다. 열병식 중에는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백마의 행진이 있었는데, 이때 가장 먼저 김정은의 ‘백두산 군마’에 이어, 두번째로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준마’가 소개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은 이 장면을 두고 “참석자들에게 ‘김정은 결사옹위’와 함께 ‘백두혈통 결사보위’를 열창하게 하면서 ‘후계자 책봉식’을 연상케 했다”며 “이제는 북한이 곧 주애 이름을 공개할 차례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광명성절이나 태양절을 계기로 ‘존경하는 김주애 동지’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주애 이름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광명성절은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 태양절은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로, 두 기념일은 북한 최대 명절로 통한다.

지금까지 김주애는 공식적으로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국가정보원이 2013년 출생한 김정은의 둘째 자녀이며 이름은 김주애라는 추정된다는 분석만 보고돼왔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내부 매체에만 등장했으며, 대외 선전 매체에는 등장하지 않은 상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