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안연대’ 무례하다던 대통령실…金 ‘탄핵’ 발언엔 “관여 안해”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2. 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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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김기현 “安 되면 탄핵사태 우려”
보수당 ‘금기어’ 꺼내 친윤도 술렁
안철수 “어떤 정신에 저런 망상”
이준석 “당원 협박해 득표하나”
인사하는 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주자 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공방전에 ‘대통령 탄핵’까지 언급되며 신경전이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의 네거티브 및 혼탁 양상에 대해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두 후보의 신경전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안철수 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에 “무례하다”며 수차례 직격한 대통령실은 당내 금기어인 ‘탄핵’ 발언에는 “관여할 일이 아니다”며 딱 선을 그었다.

선공은 김 후보가 날렸다. 김 후보는 11일 경기도 용인시에서 열린 ‘당 대표 후보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대선 욕심 있는 분이 (당 대표가 되면) 곤란하다”며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히면 탄핵이 우려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현재 경쟁 중인 안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김 후보는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아있는 상황에서 다음 대선에 나올 분이 대표가 되면 당에 분란이 생기게 된다”며 “대권 주자로서 차기 공천에 자기 사심이 들어가기 인지상정인 만큼 대권 욕심 없이 당의 안정을 이끌 수 있는 대표를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진영에선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사실상 당이 재기 불능의 위기에 빠졌던만큼 대통령 탄핵은 지금도 금기시되는 상처로 불린다. 그런데도 윤심 후보를 자처하는 김 후보가 선제적으로 탄핵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지금을 승부처로 보고 공세의 수위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전대에 탄핵까지 끌어들이는게 과하다는 지적이 친윤계 내부에서도 나오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후보의 ‘탄핵’ 발언에 안 후보를 비롯해 천 후보까지 일제히 반발하며 역공에 나섰다. 안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도대체 어떤 정신상태이길래 저런 망상을 하냐”며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당 대표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안 후보는 “전략적으로 당원들에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은 것 같은데 (김 후보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듯 보인다”며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 발언에 사퇴요구까지 할 생각은 없지만 국민과 당원에게 사과는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대권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안된다는 김 후보의 공세에 대해 안 후보는 “김 후보도 울산시장 때 대선후보가 되겠다고 말하지 않았냐”고 과거발언을 소개해 반격했다.

대화하는 김기현, 안철수와 천하람 <연합뉴스>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천하람 후보 역시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아무리 당 대표 선거가 급하고 지지율에 조급해도 여당의 전당대회에서 할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천 후보를 지지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을 만나 “탄핵에 다른 후보를 엮어서 당원들을 협박하며 득표하려는 모습은 매우 온당치 못하다”며 “김기현 캠프에서 하는 것처럼 협박했을 때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고 총선에서 집단 린치로는 민주당을 이길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정치권에선 당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네거티브 수위가 계속 올라간다면 전당대회가 자중지란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총선 준비를 위한 ‘원팀’을 꾸려도 모자랄 판에 또다시 양쪽으로 갈려 내분이 짙어질 경우 사실상 총선패배가 ‘따논 당상’이란 뜻이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앞으로 이러한 우려 불식을 위해 후보 간 인신공격성 발언 또는 선을 넘는 공격 방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은 국민의힘의 흉터와 같은 아픔이다”며 “전당대회가 진흙탕 싸움이 되지 않도록 후보들이 솔선수범해야지만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안후보의 ‘윤안연대’ 발언을 두고 “의원과 대통령을 동급으로 끌어들이냐”며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던 대통령실은 이번엔 덤덤한 표정이다. 전대에 관여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당이 전당대회를 하는데 전혀 관여할 일이 없다. 전당대회는 당의 축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관여할 일이 뭐가 있느냐”며 “후보들이 자꾸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 본인들끼리 당원을 향해 표를 구하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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