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경영권 분쟁 두 가지 포인트…가처분 인용과 공개매수 성공 여부

박채영 기자 2023. 2. 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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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로고

카카오에 이어 하이브까지 가세하면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단 ‘카카오·얼라인·에스엠 현 경영진’ 대 ‘하이브·이수만 전 총괄’ 구도로 경영권 분쟁이 펼쳐지게 됐다.

우선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에스엠 경영진이 카카오에게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결과가 에스엠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엠의 다른 주주들이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할지도 관건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 전 총괄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 14.80%를 주당 12만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하이브는 다음 달 1일까지 에스엠 보통주 25%를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 39.80%를 보유하게 된다.

①가처분 인용 여부에 따라 갈릴 경영권 분쟁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 연합뉴스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에스엠 지분 25%를 추가로 취득할 경우 하이브와 이 전 총괄이 보유 잔여지분은 총 43.45%에 달하게 된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이 일단은 하이브와 이 전 총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다.

증권가는 법원의 가처분 인용 여부와 그에 따른 카카오의 결정에 따라 에스엠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7일 에스엠 이사회는 이 전 총괄을 견제하기 위해 신주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발행을 통해 카카오에 9.05% 지분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이 전 총괄의 지분율은 16.78%까지 떨어진다. 이에 이 전 총괄을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지배관계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카카오가 다른 매물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전 총괄이 신청한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려던 카카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결국 카카오는 경영권 분쟁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돼 카카오가 에스엠 지분 9.05%를 취득할 수 있게 되어도 카카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약 2000억원을 들여 취득한 9.05%의 지분이 계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카카오는 얼라인파트너스와 우호지분을 모두 합해 약 29%의 의결권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하이브의 약 43% 의결권에 한참 못 미친다”며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12만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에스엠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②‘주당 12만원 공개매수’에 얼마나 호응할까

에스엠 기존 주주들이 하이브가 제시한 주당 12만원 공개매수에 얼마나 응할지도 관건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에스엠 주식의 70.53%는 소액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국민연금공단(8.96%), KB자산운용(5.12%)이 에스엠의 주요주주다.

하이브는 에스엠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이 25%를 하회할 경우 전량 매수하고, 25%를 상회할 경우 25%까지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인데, 에스엠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얼마나 응하는지에 따라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율이 결정된다. 하이브가 공개매수 계획을 밝힌 지난 10일 에스엠 주가는 하루만에 1만6200원(16.45%) 상승하면서 공개매수가에 근접한 11만4700원에 마감했다.

한편, 에스엠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에 대해 “12만원은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공개매수 가격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에스엠과 이 전 총괄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용역 계약 문제를 지적하며 에스엠 경영권 분쟁의 발단을 제기했던 행동주의펀드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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