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저녁할까?” 구애 거절했더니…‘직장 괴롭힘’ 몰려왔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직장인 9명 중 1명은 직장에서 원하지 않는 상대로부터 구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작년 10월 14일부터 21일까지 8일 동안 직장인 1000명에게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11.0%가 이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직장갑질119가 운영하는 ‘직장 젠더 폭력 신고센터’에 작년 9월 1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접수된 제보 32건 중 ‘강압적 구애’가 8건(25.0%)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모두 여성이었다.

한 제보자는 “대표가 주말에 연락하고, 둘이서만 회식하기를 요구한다”며 “다른 직원과 같이 보자고 했더니 ‘나랑 따로 보면 큰일 나냐?’며 서운함을 표현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 대표의 연락을 받지 않자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을 받지 않는 건 태도 불량’이라거나 ‘회의 시간에 내 말을 자른다’고도 지적한다”며 “대표가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상사가 술을 마신 뒤 ‘너 나 좋아하냐?’고 하거나 주위에 제가 먼저 꼬드겼다고 말하고 다닌다”며 “계속 일을 해야 해 웃으면서 그러지 말라고 하고 달리 티를 내지 않았더니 만만해 보였는지 몸을 만지려고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퇴근 후에 전화로 또 이상한 소리를 해 대꾸를 안 했더니 ‘네가 날 거절했으니 내일부터 혹독하게 일하고 혼날 준비해라’고 하더라”며 “계속 일할 자신이 없어 회사를 그만두려고 한다”고 전했다.

직장갑질119는 회사 내 원치 않는 구애는 스토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고용주 등은 ‘구애 갑질’이 벌어지는지 확인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해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상사와 후임 간 연애 금지가 ‘구애 갑질’을 막는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