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전쟁 1주년 맞아 폴란드行…기시다는 젤렌스키와 회동 고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2023. 2. 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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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20~22일 폴란드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마주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동유럽 최전선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무기 지원 허브 역할을 맞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11개월만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폴란드 미군 기지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도살자’로 부르며 “더 이상 권좌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은 전쟁 1년을 맞아 미국과 유럽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가운데 서방의 단결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지원 감축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다. 또 최근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르트2 전차 지원을 두고 다른 나토 회원국과 이견을 노출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7일 워싱턴 의회에서 취임 후 두 번째 국정연설을 한 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그는 이날 집권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넥타이를 매고 경제 성과를 집중 부각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야당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박수를 치며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와 함께 봄철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러시아가 핵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나토 동유럽 회원국들의 안보불안을 진화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커린 잔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과 나토 억지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 및 발트해 3국 등 동유럽 국가들의 안보협력체 ‘부쿠레슈티 나인’ 정상들을 만나고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에 대한 연설도 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미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면 러시아가 동유럽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벨라루스 등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면 (공화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일본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주요 7개국(G7)과의 공동 행동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및 우크라이나 지원을 하고 있다.

일본 또한 지난 1년간 러시아에 6억 달러의 재정 지원, 5억 달러 규모의 긴급 인도 지원을 실시하고 드론, 방탄조끼, 헬멧 등 방어용 군사용품 등도 제공했다. 일본 정부는 10일 각의에서 세계은행이 신설할 기금에 일본 국채를 기부하고 필요한 경우 현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연초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겠다는 안을 검토했다. 다만 전쟁 상황, 안전 문제 등을 감안해 현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뉴욕에서 만나는 것을 대안으로 고려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특히 일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강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 ‘대만 유사(有事)는 일본의 유사’라는 입장 하에 중국에 대항할 목적으로 지난해 연말 국가 안보 전략 등 안보 3대 문서를 개정했다.

일본은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토대로 적(敵)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천명하며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70년 넘게 유지해 온 전수방위(専守防衛·공격받을 때만 최소한으로 군사력을 행사한다는 소극적 방위 개념)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본이 염원하던 군비확장 및 군사대국화 움직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니혼게이자이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일본이 다른 나라로부터 공격받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군사적 압박,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등의 영향이다. 일본은 사정거리 1000km를 넘는 신형 미사일을 개발함과 동시에 미국 토마호크 미사일도 구매한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는 무고한 민간인 살해 등 중대한 국제법 위반을 반복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폭거를 용서하지 않고 G7 등과 제재 조치를 통해 단호하게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또 “일본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 새 국가 안보 전략을 수립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올 1월 백악관에서 가진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근본적으로 방위력과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대담한 리더십을 칭찬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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