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호선 수서차량기지, 첨단산업 복합도시로 탈바꿈

차량기지 입체복합 개념도. <사진=서울시>

도심 단절과 지역발전 저해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서울 수서차량기지가 '첨단산업 복합도시'로 변모한다.

서울시는 직접개발이 가능한 철도차량기지 중 수서차량기지를 우선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입체복합개발을 위한 사업화 계획 수립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기지 상부를 인공 데크로 덮고 그 위에 주거, 상업, 문화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 자곡동의 수서차량기지는 폭 300m, 길이 약 1㎞, 면적 20만4280㎡ 규모다. 서울교통공사가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공항과 인접해 비행안전구역으로도 묶여있다.

현재 직접개발이 가능한 서울교통공사 소유의 차량기지 11개소 중 서울에 소재한 차량기지는 8곳이다.

대부분이 1990년대에 개소해 준공 후 30년이 지나 정비 시기가 도래했다. 기존에는 차량기지 부지 활용을 위해 외곽이전 후 개발방식을 주로 추진했지만, 계획 초기부터 지역간 갈등 문제를 유발하며 이전부지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전방식을 벗어나 기존기지 입체복합화를 위한 새로운 계획 및 사업화 모델을 구상했다.

특히 수서차량기지는 수도권 동남부 발전 축에 위치해 수서역세권 복합개발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어 개발잠재력과 사업성이 충분한 복합개발 최적지로 검토됐다.

서울시는 수서 일대가 지역중심기능 강화를 위한 신성장산업 및 지원기능 확충이 필요한 지역인 만큼 복합개발을 통해 신성장 업무기능을 중심으로 인프라, 주거, 문화 등 유연한 복합구성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강남 도심과 판교지역 성장축을 강화·지원하는 디지털 기반 첨단산업 복합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시는 프랑스 파리의 고밀 복합개발 지역인 '리브고슈' 사례를 벤치마킹해 차량기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상부를 기존도시와 연계한 입체도시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구상에서 계획한 수서차량기지 개발 규모는 9~16층, 연면적 약 66만5000㎡다. 약 8만3000㎡의 인공데크 건설비는 조성 후 토지가치의 46%로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차량기지 상부는 복합도시, 하부는 철도기지로 입체복합화를 실시한다. 선로변 이격, 선로 이전, 검수고 이동으로 차량운행을 유지하면서 약 8만7000㎡의 가용부지를 확보하게 된다. 일반부지는 일반 구조 공법의 건축물을 조성하고 장스팬부지는 교량 공법의 인공데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차량기지와 탄천으로 단절된 동서 연결체계를 인공데크를 상부 보행친화공간 조성으로 보행체계를 구축하고, 수서와 문정을 잇는 보행교를 통해 역세권 중심의 입체적 도시공간을 조성한다. 또 광역교통이 집결되는 지역 특성을 살려 동부간선도로 및 자곡로와 직접 연결해 지역간 연계 기능을 높인다.

시는 지난해 수서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했으며, 올해에는 세부적인 도입기능, 개발방식 등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 수립 용역을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잠재력이 풍부한 수서차량기지의 입체복합개발을 통해 포화 상태인 경기도 판교 등지에서 서울로 유턴하는 IT기업 등 첨단 업무기업을 수용해 수서역 일대를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완성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