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이기려 그녀는 美산부인과를 테러했다
기독교 맹신으로 테러 감행
‘파친코’ 감독 차기작 낙점
권오경 장편소설 ‘인센디어리스’(문학과지성사)의 첫 장면이다. 극단주의 기독교에 빠진 20대 여성이 임신중절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폭탄 테러를 하는 이야기. 권오경은 단숨에 ‘뉴욕타임스 주목받는 작가 4인’으로 뽑혔다. 11일 간담회에서 권 작가를 만났다.
“사람들은 종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종교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 중 하나가 확신이지만 나는 이 확신에서 떨어져 있으려고 한다. 기독교는 확신에 대한 갈망을 채워준다. 나는 확신에 대한 갈망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방향과 의미를 상실한 삶. 피비는 교주 ‘존 릴’을 만난 뒤 임신중절 병원 폭탄테러를 감행한다. 생명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는 환희, 엄마를 잃은 상실감 이후 비로소 ‘의미’를 찾았다고 그는 확신한다.
“제목 ‘인센디어리스’의 함의는 폭발물, 또는 사람들을 선동하는 연설이 될 수도 있다. 영어권에선 ‘하나님을 위해 나를 불사른다’란 표현이 있다. 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고 목사, 선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17세 때 종교를 잃었다. 그럼에도 종교는 영감과 슬픔을 동시에 주는 원천이다.”
“드라마화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흥분했다. 정치적인 의미를 가진 일이어서다. 5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각본을 보고 내 작은 생각을 코멘트하고 있는데,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
권 작가는 공식 석상에선 눈가에 아이섀도를 바른다. 출판사 표현대로 ‘워 페이스(war-face)’다. 그는 “사실 오늘 인터뷰 직전에도 어머니가 아이섀도를 하지 말고 나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다”고 웃으며 말하면서 “하지만 이건, 아시아계 여성은 약하고 순종적이리란 편견에 맞서는 나만의 방식이다. 편견에 맞서 싸우기 위해 가죽 자켓을 입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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