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피해 어린이 6∼7명 중 1명은 ‘재학대’에 내몰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매해 학대로 목숨을 잃는 아이가 잇따르고 있지만, 학대 피해 어린이 대부분은 신고 접수·처리 후에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내에 또다시 학대 피해자로 신고되는 사례도 늘어 학대 이후 가정 상황과 아동 안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2021년에 또다시 신고가 접수된 재학대 사례는 총 5517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건수 대비 14.7%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해 학대로 목숨을 잃는 아이가 잇따르고 있지만, 학대 피해 어린이 대부분은 신고 접수·처리 후에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받은 어린이가
5년 이내에 또다시 학대 피해자로 신고되는 사례도 늘어 학대 이후 가정 상황과 아동 안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아동학대 의심 사례로 신고돼 실제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된 건수는 3만7605건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신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4년 전인 2017년(2만2367건)의 1.7배 수준으로 늘었다.
학대 행위자가 부모인 경우가 3만1486건(83.7%), 친인척인 경우가 1517건(4.0%) 등이었고, 학대 장소 역시 가정내가 3만2454건(86.3%)으로 나타났다. 부모로부터, 가정 내에서 학대를 당한 경우가 대부분인 셈이다.
하지만 피해사례 중 3만1804건(84.6%)의 피해 아동은 분리 없이 ‘원가정(원래 집) 보호(보호 체계 유지)’ 조치돼 가정으로 돌아갔다. 주 양육자로부터 분리돼 친족, 시설 등에 보호된 사례는 5437건(14.5%)으로 현저히 적었다. 학대받은 아이들이 높은 확률로 가해자가 사는, 학대 장소인 원가정에 남게 되는 것은 ‘원가정 보호의 원칙’에 기인한다.
아동복지법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때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하며,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하여 보호할 때는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에도 이러한 원가정 보호 원칙이 명시돼있다.
그러나 문제는 확대가 벌어진 상황에 대한 개선 없이 원가정 보호라는 원칙이 내세워지면서 아동이 또다시 학대의 위험에 놓인다는 점이다. 2021년 한해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가해자에게 고소·고발 등의 조치가 취해진 것은 1만6096건(42.8%)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중에서도 40%에 가까운 6344건은 경찰 수사만 이뤄졌고, 법원판결까지 간다고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316건(2.0%)에 그쳤다.
현재 정부가 피해 아동의 학대 후유증 극복, 재학대 방지, 가족기능 강화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는 상담, 의료, 심리치료, 사회복지서비스 기관 연결 등이다. 재학대 예방을 위해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을 방문해 심리검사와 심리치료, 상담, 일상생활 지원, 전문서비스 기관 연계 등을 제공하는 ‘홈케어플래너 서포터즈’ 활동이 있지만, 2021년 한해 이 서비스에 참여한 인원은 4000여 명에 불과하다.
학대 피해 아동을 가정으로 돌려보낸 뒤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재학대 사례도 빈번하다. 최근 5년간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2021년에 또다시 신고가 접수된 재학대 사례는 총 5517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건수 대비 14.7%다. 2021년 아동학대를 겪은 아동 6∼7명 중 1명은 최근 5년 이내에 이미 아동학대를 받았던 아이라는 뜻이다. 이 비중은 2019년 11.4%, 2020년 11.9%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재학대 사례는 부모가 가해자인 경우가 96%로, 전체 학대사례(83.7%)보다도 높았다.
김순환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준표가 옳았나. 중앙정치서 맥 못추는 TK 정치인들
- 김완선, 친이모 가스라이팅에 1300억 정산 못받아
- 민주, ‘김건희 특검’ 추진에 차질 예상…정의당 “도입 신중해야”
- 시청률 뚝 떨어진 ‘미스터트롯2’…박서진 떠나며 ‘공정성’ 도마
- “한국인 같다”는 말에 ‘한국풍 메이크업’“...日 핫 모델도 빠진 K-컬쳐[김선영 기자의 오후
- 한국 긴급구호대, 튀르키예서 6번째 생존자 구조…65세 여성
- ‘남편 불륜 의심녀’ 집 초인종 누르고 문 두드린 40대 여성…법원 선처
- 월급 160만원에서 ‘100억 자산가’ 된 주언규 “부자되려면? OOO 버려라”
- “‘오징어 게임’ 실사 보는 줄”… ‘피지컬: 100’ 해외반응 ‘후끈’
- “러, 우크라전 투입 탱크 3000대 중 절반 손실”…그래도 추가투입 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