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아파트의 ‘굴욕’…집값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2.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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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파크원에서 바라본 양천구 목동 일대. [한주형 기자]
부동산 하락장에 매매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지난해 주택 거래량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축소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택가격 고점 인식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50만879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아파트 매매량은 29만8581건이다. 전체 주택매매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8.7%로, 지난 2006년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는 지난 2007년의 62.2%다.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지난 2017년 64.5%→2018년 65.8%→2019년 67.7%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 2020년 73.0%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지난 2021년 65.9%로 하락 전환됐다. 그러다 지난해 결국 60%대가 무너졌다. 불과 2년 사이에 최고치와 최저치를 넘나든 것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서울의 주택 거래량 5만6007건 중 아파트 매매는 1만5384건(27.5%)에 불과했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같은 기간 경기는 11만361건 중 5만7959건(52.5%), 인천은 3만5346건 중 1만3956건(39.5%)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 빌라 매입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전국의 빌라 매매량은 12만9746건으로 전체의 25.5%를 차지했다.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의 빌라 매입 비중이 61.6%로 가장 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비교적 고가인 아파트 매입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옮겨가면서 비중 조정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양천구·강동구 아파트값 ‘휘청’…대장주마저 ‘억소리’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동구 일대. [한주형 기자]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세도 가파르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이후 준공·입주 신축단지 기준 매매가격 내림폭이 가장 큰 아파트는 양천구 신정동 ‘래미안목동아델리체’였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17일 12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직전 최저가(17억8000만원) 대비 5억4000만원 빠졌다.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 아이파크위브2단지’ 전용 85㎡는 지난달 7일 8억7000만원에 팔렸다. 이전 최저가(12억3000만원)보다 3억6000만원 저렴하다. 같은 날 ‘목동센트럴 아이파크위브1단지’ 전용 85㎡도 8억2400만원에 계약 체결됐다. 직전 최저가(11억5000만원)에 비해 3억2600만원 하락했다.

강동구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전용 84㎡는 지난 2일 9억3000만원에 새로운 집주인을 맞이했다. 이전 최저가(11억5000만원) 대비 2억7500만원 눈높이를 낮췄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59㎡도 지난달 10억원선이 붕괴됐다. 모두 강동지역 대장주로 꼽히는 우량단지들이지만 고금리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물량 공급이 많았던 단지들을 중심으로 비과세 기간을 채운 실거주자의 매도 물건이 저렴하게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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