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사람, 나이든 여성은 '골다공증 고위험군'...골다공증에 좋은 음식은?
우리 몸속에 있는 뼈는 사람이 태어난 후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변한다. 지금도 우리 몸에서는 오래되고 낡은 뼈는 소실되고, 소실된 부위로 새로운 뼈가 만들어져서 교체되는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1년마다 전체 뼈의 10%가 새로운 뼈로 교체된다. 10년이 지나면 우리 몸의 뼈가 모두 새로운 뼈로 교체되는 셈이다.
기존의 낡은 뼈가 제거되는 과정을 '골흡수',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골형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뼈가 형성되는 것보다 흡수되는 것이 더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뼈의 양이 줄어들다가 결국 골다공증이 발생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골다공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113만 8,840명이다. 2017년 91만 3,852명에서 24.6%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증가율은 5.7%다.
고령 여성에게 특히 잘 발생하는 골다공증
2021년 골다공증 환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은 107만 3,205명, 남성은 6만 5,635명으로, 여성이 전체의 94%를 차지한다. 여성 환자가 대부분인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내분비내과 신성재 교수는 여성호르몬 변화를 꼽았다. "여성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에 폐경을 겪으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결핍된다. 에스트로겐은 골흡수를 유발하는 파골세포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다. 그런데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골흡수는 약 90% 증가하는 반면 골형성은 약 45%만 증가하는 불균형이 발생한다. 이로써 뼈의 감소가 유발돼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1년 골다공증 환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가 36.9%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가 30%, 50대가 16% 순이다. 고령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신성재 교수는 "우리 몸이 성장하는 20대 중반~30대 초반까지는 골형성이 골흡수보다 월등하게 일어난다. 그렇기에 골량이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다 30~50세까지는 골형성과 골흡수가 일어나는 정도가 평형을 이루면서 골량이 유지된다. 하지만 50세 이상에서는 골흡수 정도가 골형성 정도보다 많아지면서, 남녀 모두 골량이 감소한다. 그러나 남성의 골량은 완만하게 감소하는데 반해, 여성에서는 폐경 후인 50~60대에 급격한 골소실을 겪는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이 치명적인 질환인 이유
골다공증 환자는 언제 어디서든 골절이 발생하기 쉬운 상황에 놓여있다. 문제는 골다공증이 '소리 없는 뼈 도둑'이라 불릴 만큼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뼈가 부러져서 통증이 발생한 후에야 골다공증으로 처음 진단되는 환자가 많다. 또, 나이가 들면서 키가 점차 줄고 허리가 굽는 증상으로 병원에 내원해 골밀도 검사를 받은 후에야 골다공증임을 아는 환자도 많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에는 재채기를 하거나 가구에 부딪히는 정도의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주로 골절되는 부위는 척추, 고관절(엉덩이관절), 대퇴골(넓적다리뼈), 손목, 상완골(위팔뼈)이다. 특히 고관절이 골절되면, 골절 발생 이후 1년 이내에 사망률이 20%에 육박한다. 걷거나 서있는 것이 어려워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있게 되면서 심근경색, 뇌경색, 폐렴 등이 발생해 사망하는 것이다. 수술이나 보존적인 치료를 한 이후에도 거동이 불편해 욕창 같은 합병증에 취약한 상태로 남게 된다. 또, 골절이 한번 발생하면 1년 이내 다시 골절될 확률도 커져 남성은 4배, 여성은 2배 정도 증가한다.
따라서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이라면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골다공증 검사인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단, △45세 이전에 폐경된 여성 △뼈가 가늘고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 △스테로이드를 3개월 이상 복용한 사람 △고관절 골절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현재 흡연자 △술을 하루에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골다공증 발생 고위험군에 속한다. 이러한 위험요인이 있다면 65세와 70세 이전이라도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으로 진단되면, 골다공증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게 해 골절을 예방하는 식의 치료가 이뤄진다. 골다공증 치료제에는 크게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과 골형성을 촉진하는 약물이 있다. 이를 먹는 약으로 복용하거나 주사제로 투여받는다.
골흡수 억제제에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대체요법,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칼시토닌, 데노스맙(Denosumab) 등의 약제가 있다. 골형성 촉진제로는 혈중 칼슘 농도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내는 부갑상선호르몬 제제 등이 있다. 이외에 칼슘, 비타민 D, 비타민 K2 등도 보조제로 같이 사용된다.
잘 먹어서 골다공증 예방하려면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를 잘 섭취해야 뼈가 건강해진다. 특히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혈중 비타민 D 수치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은 적절한 양의 비타민 D가 있어야 체내에 잘 흡수된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는 1일 800~1000mg 칼슘 섭취와 1일 800IU 이상의 비타민 D 섭취를 권장한다.
칼슘이 풍부한 식품에는 우유, 요거트, 치즈 같은 유제품이 있다. 멸치, 미꾸라지 같은 뼈째 먹는 생선, 굴, 마른미역, 해조류 등에도 칼슘이 풍부하지만, 우유보다 체내 칼슘 흡수율이 떨어진다. 음식으로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면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칼슘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타민 D를 합성하려면 야외활동을 적절히 해야 한다. 오후 2~4시경 하루 20분 이상 햇빛을 쬐면 피부를 통해 비타민 D가 400IU 이상 만들어진다. 또, 연어, 고등어, 버섯, 두부, 달걀노른자 등의 식품을 통해서도 비타민 D를 섭취할 수 있다.
카페인이 든 커피와 콜라, 초콜릿 등은 가능한 한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장에서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고, 소변으로 칼슘이 배설되는 것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총 30분 이상 운동하면 골밀도가 높아지고 뼈가 튼튼해질 수 있다.
엄채화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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