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톡] 3살 이전, 기억 안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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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이후 2살짜리 아기를 데리고 괌 여행을 계획하던 직장인 이모(39) 씨.
유독 3살 이전의 기억은 흐릿한데요.
정민영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언어 발달로 보통 4살이 되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을 잘하게 된다"며 "3살 이전에는 이런 개념이 정확하게 발달이 안 됐기 때문에 기억을 저장하거나 떠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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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이후 2살짜리 아기를 데리고 괌 여행을 계획하던 직장인 이모(39) 씨.
문득 "아이가 여행을 기억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죠.
유독 3살 이전의 기억은 흐릿한데요.
왜 어릴 때 겪은 경험은 기억이 안 나는 걸까요?
영국 런던대학과 브래드포드 대학 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성인 6천6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가 2살 이전을 기억한다고 대답했지만, 대부분은 허구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살 때 유모차를 타고 집 주변을 산책했던 일이 기억나요"
이는 실제가 아닌 사진이나 가족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상상이라는 건데요.
사람이 떠올릴 수 있는 생애 최초의 기억은 3살부터 3살 반 정도에 형성된다는 게 학계의 통설입니다.
이를 '유아 기억상실증'이라고 부르죠.
미국 에모리대 패트리샤 바우어 교수팀에 따르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는 시점은 7~8세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5~7세 아이들은 3세 때 이야기했던 경험의 60%를 떠올렸던 반면, 8~9세 아이들은 40% 미만을 기억해 냈죠.
정민영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언어 발달로 보통 4살이 되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을 잘하게 된다"며 "3살 이전에는 이런 개념이 정확하게 발달이 안 됐기 때문에 기억을 저장하거나 떠올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시나 조슬린과 폴 프랭클랜드 교수가 2014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아기의 뇌는 발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신경세포가 만들어집니다.
기억 저장소인 해마에서 신경세포 수가 늘어날수록 점점 더 기억을 잊게 되는 현상을 발견했죠.
아기의 뇌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새 기억이 기존 기억을 효과적으로 지운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 기억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정민영 연구원은 "에피소드가 있을 때마다 사진을 찍거나 관련 얘기를 많이 나누면 된다"며 "사진과 일기 같은 연결점을 에피소드랑 함께 남겨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해당 연구진이 이후 발표한 동물실험 연구를 보면 전기충격 공포를 경험한 새끼 쥐들이 자라면서 기억을 잃더라도 기억세포를 자극해 재활성화하자 공포반응을 보였죠.
기억을 떠올릴 수 없을 뿐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민영 연구원은 "감정은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기억은 안 남겠지만 감정에 대한 학습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사람이 아기 때 기억을 못 하는 건 아니라는 것.
2006년 뇌과학 학술지 '뉴로케이스'에 과잉기억증후군 진단을 받은 미국 여성 질 프라이스의 사례가 공개됐는데요.
그는 '자서전적 기억력'을 가졌는데 겪은 일을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기억했죠.
하지만 그는 어릴 때 잊고 싶던 기억도 너무 생생해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는데요.
기억과 망각의 세계, 여러분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요?
박성은 기자 이인해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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