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더럽히는 걸 좋아한다"는 니콜라 푸치, 첫 아시아 개인전

김일창 기자 2023. 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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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를 비롯해 상징주의와 형이상학 등 다양한 미술사조와 경향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사진이나 이미지에서 차용한 다른 출처의 요소들을 하나의 그림 안에서 결합하는 방식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탈리아 작가 니콜라 푸치의 첫 아시아에서의 개인전 '당면한 순간의 당연한 세계'가 3월2일까지 서울 중구 두손갤러리에서 열린다.

니콜라 푸치는 지난 9일 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림을 더럽히는 것을 좋아한다"며 "왜냐하면 작업을 하면서 이성 단계 다음이 정서적 단계라 생각하는데, 이는 곧 에너지의 변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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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갤러리서 3월2일까지…푸치 "동물은 절대적인 애정을 주는 존재"
두손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당면한 순간의 당연한 세계'전에서 이탈리아 작가 니콜라 푸치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2.9/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초현실주의를 비롯해 상징주의와 형이상학 등 다양한 미술사조와 경향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사진이나 이미지에서 차용한 다른 출처의 요소들을 하나의 그림 안에서 결합하는 방식으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탈리아 작가 니콜라 푸치의 첫 아시아에서의 개인전 '당면한 순간의 당연한 세계'가 3월2일까지 서울 중구 두손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표현하는 에너지를 동양철학의 기(氣)로 재해석해 풀어나간다. 작가는 물리적인 관점에서 에너지를 표현하는 한편 무엇보다 영적이고 내면적인 관점에 중점을 둔다. 그의 작품은 정교하고 세밀한 묘사 위에 감정적인 몸짓을 통해 덧입혀져 통제되지 않는 순간으로 하여금 에너지가 폭발해 사방으로 퍼지고 모든 공간에 스며들도록 한다.

니콜라 푸치는 지난 9일 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림을 더럽히는 것을 좋아한다"며 "왜냐하면 작업을 하면서 이성 단계 다음이 정서적 단계라 생각하는데, 이는 곧 에너지의 변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개와 닭, 여성 등을 자주 등장시킨다. 미혼인 그는 암탉과 수탉 한마리씩을 키우고 있는데, 그들의 에너지를 작품 속에 녹여낸다. 푸치는 "나의 작품이 추상성을 갖길 바라는데 이를 위해 컬러와 질감을 갖고 작업한다"며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는 존재의 자유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여성은 여성에게서 탄생과 생명의 에너지를 보기 때문에 좋아하는데,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여기에 순수성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풍선'은 공기이자 에너지다. 한 여성이 입에서 나오는 '풍선'으로 남성의 뺨을 치는 그림에 대해 푸치는 "코로나 기간 공기의 가치를 깨달았다. 공기가 귀중하단 생각까지 하게 됐다"며 "이 작품에서는 풍선으로 공기를 상징했는데, 섬세한 몸짓이 강력한 효과를 줄 수 있단 것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움크려 앉아 있는 아이에게 '풍선'을 쏘는 여성을 나타낸 그림도 마찬가지다. 푸치는" '풍선'을 통해 '침잠'에서부터 아이를 꺼내주고 싶었다"고 했다. 개의 품에 안겨 축 늘어져 있는 여성을 그린 '개와 여자'에서도 관람객에게 위로를 전한다. 푸치는 "동물은 절대적인 애정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푸치는 기와 운동성의 결합, 그리고 그 안에서 본능에 의해 결정되는 주관적 타당성을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작품 안에 흩뿌려진, 폭발하는, 역동적인 찰나의 순간으로 하여금 비현실을 받아들임에 대한 열린 방향성을 제시한다.

푸치는 IED(Istituto Europeo di Design)에서 공부하고 1995년부터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특히 2008년에는 저명한 수집가 래리 가고시안과 카를로 빌로티의 초대를 받아 생존한 이탈리아 작가로는 유일하게 로마에 있는 카를로 빌로티 박물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작품 또한 영구 소장됐다.

이탈리아 작가 니콜라 푸치의 '개와 여자' 2023.2.9/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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