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챗GPT' 바이두 AI에 한중관계 전망 물어보니…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3. 2. 1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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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바이두 본사의 AI 로봇/사진=로이터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의 AI에 한중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물어봤다. 뭐라고 답했을까? 궁금증은 조금 있다 풀고 먼저 미국과 중국의 AI챗봇 열풍부터 살펴보자.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출시 이후 AI에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 경제 전환에 적극적인 중국에서도 연일 인공지능 관련주가 급등하는 등 챗GPT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지난 6일 구글이 AI 챗봇 '바드'(Bard)를 몇 주 내에 일반 이용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7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챗GPT와 같은 AI 모델을 탑재하면서 구글이 독점 중인 검색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기업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는 오는 3월 AI챗봇 '원신이옌'(文心一言)의 내부 테스트를 마치고 정식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원신이옌의 영문명은 '어니봇'(ERNIE Bot)이다.

바이두의 AI 어니가 대답한 한중관계 개선 전망은
2000년대 후반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는 'BAT'라는 말이 유행했다. 중국 인터넷 업계의 3대 강자인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핀테크, 텐센트가 게임·SNS에서 고속 성장하는 동안 바이두는 성장이 정체됐다.

숙고를 거듭하던 로빈 리 바이두 창업자가 신성장 엔진으로 찾아낸 사업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바이두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자율주행을 포함한 인공지능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AI의 4층 구조, 즉 △AI 반도체 △딥러닝 시스템 △AI모델 △검색 등 서비스를 모두 포괄하는 AI 풀스택(full-stack)을 구축했다고 위챗 공식계정에서 밝혔다.

바이두 설명에 따르면 AI 모델 '어니'(ERNIE)는 다언어에 걸쳐 심도 있는 이해 능력과 텍스트 생성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바이두 AI 모델의 완성도가 궁금해서 필자가 중국어로 직접 테스트해봤다. 참고로 8일부터는 내부 테스트가 시작된 영향인지 해당 서비스가 중단됐다.

먼저 필자는 '아이작 뉴턴과 공자에게 상을 주는 시상식에서 두 사람을 소개하는 문구'를 작성해달라고 주문했다. 어니가 생성한 텍스트는 다음과 같다.

"뉴턴은 위대한 과학자로서 물리, 수학, 천문학 분야 모두에서 중요한 공헌을 세웠다. 그는 만유인력과 미적분의 기본 개념을 제시해, 후대의 과학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 "

"공자는 중국 고대의 저명한 사상가와 교육자로서 유가학설을 창립해, 후세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는 또한 인류의 행위 규범을 가장 먼저 책으로 남김으로써 성인으로 불린다. "

대학생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손색 없는 답변이다. 좀 더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싶어서 어니에게 '중·한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물었다. 아래는 어니의 답변이다.

"중한관계는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양국 간 경제·문화 교류의 증가에 따라 쌍방의 상호 이해와 신뢰도 끊임없이 제고됐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정치·군사 영역의 긴장국면과 무역장벽 같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한관계는 여전히 계속 개선되고 더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

신문 사설 같은 상투적인 내용이긴 하지만, 나름 흠잡을 데 없는 답안이다. 위의 대답을 내놓은 바이두의 AI 모델 어니가 AI 챗봇인 어니봇의 기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의 이미지 생성 AI가 만든 이미지/사진=바이두의 AI 어니 홈페이지

바이두의 텍스트 생성 AI는 '어니 3.0 텍스트 이해 및 창작'이며 이미지 생성 AI는 '어니 빌지 텍스트 생성 이미지'(ERNIE-ViLG 文生圖)다. 이미지 생성 AI는 텍스트로 지시하면 지시에 맞는 이미지가 30초 만에 4장 생성된다.

이번에는 '말차라떼, 고풍스러운 책상, 조용한 환경, 창밖 하늘은 맑게, 사실주의적으로 고풍스럽게' 그려달라고 요구했다. 아래는 30초 만에 생성된 4장의 그림 중 2장이다. 상업적으로도 사용할 만한 퀄리티의 이미지다.

올해부터 생성형 AI 급성장 예상…중국이 미국 추격할 수 있을까?
생성형 AI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추이/사진=CB인사이츠 홈페이지 캡쳐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기업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은 26억5400만 달러, 딜 수는 110건에 달한다. 2017년 71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금액이 5년 만에 37배 넘게 급증했다.

2020년 잠시 주춤했던 생성형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2021년, 2022년 연속 증가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으며 올해는 상당한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챗GPT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구글 트렌드와 비슷하게 중국의 키워드별 검색 지수를 찾아볼 수 있는 바이두 인덱스를 살펴보자. 지난 11월말 챗GPT가 출시된 후 바이두 인덱스의 챗GPT 검색지수는 12월 9일 최고 7만4915를 기록하는 등 10만선을 돌파하지 못했다. 하지만 1월 말부터 검색지수가 수직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8일에는 84만9565를 기록했다.

챗GPT의 검색지수 추이/사진=바이두 인덱스 홈페이지 캡쳐

중국 네티즌이 생성형 AI에 관심을 가지는 건 2022년 기준 중국 인구가 14억1175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사실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생성형 AI가 인간의 노동력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대규모 클라우드컴퓨팅, 데이터센터를 갖추는 등 디지털 경제 전환에서 앞서 가고 있기 때문에 바이두를 중심으로 챗GPT 추격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미중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시장이 미국 기업의 기술에 종속되길 원치 않고 있다.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AI챗봇 시장도 반드시 챗GPT에 대항할 만한 중국 기업의 서비스를 키울 것이다. 바로 어니봇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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