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스즈메의 문단속' 日애니 호황(종합)

조연경 기자 2023. 2. 12. 05: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언제적 일본 애니메이션이야'가 오히려 옛 말이 됐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자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도 다시금 주목 받는 모양새다.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가 지난 달 4일 개봉 후 약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신드롬급 흥행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3월 개봉을 앞둔 또 다른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신카이 마코토 감독)'에 대한 반응도 심상치 않다.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지난 1일 누적관객수 200만 돌파에 성공, 11일 오후 270만 명까지 찍으면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261만 명을 꺾고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올랐다.

역대 1위 '너의 이름은.'(2016) 379만 명을 넘어 서기에는 아직 역부족 해 보이지만 이미 기적의 레이스를 달리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인 만큼, 최종 관객 수에 여러모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주간 소년 점프'(슈에이샤)에서 연재 된 '슬램덩크'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레전드 스포츠 만화로, 국내에서도 90년대 '농구 붐'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26년 만에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각본과 감독을 맡아 선보인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인기로 이어졌다.

당시 추억을 간직한 3040 남성 관객들에게서 시작된 '슬램덩크 붐'은 입소문 열기를 통해 1020 세대까지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성별과 세대, 그리고 시대까지 이긴 콘텐트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CGV 기준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 20대 18.7%, 30대 38.6%, 40대 31.8%로 20대의 예매 비율이 점차 오르는 추이를 보이고 있고, 성별 분포 역시 여성 47.5%, 남성 52.5%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슬친자(슬램덩크에 미친 자)' 팬덤까지 결집 됐다.

이에 따라 전국 응원 상영회와 성우 앵콜 무대인사 등 이벤트를 비롯해 IMAX 상영 등 파생 되는 스케일도 남다르다. 슬친자들의 애정은 스크린에 국한되지 않고, 굿즈, 만화책 등 2차 구매로도 이어지고 있어 그야말로 업계 전반을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세를 몰아 3월에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국내 극장 문을 두드린다.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스즈메의 문단속'은 그 유명한 '너의 이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으로 국내에서도 일찍이 주목도를 높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세계 3대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 받은 건 베니스국제영화제 오이시 마모루 감독의 '스카이 크롤러'(2010) 이후 15년 만, 베를린은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이 행방불명' 이후 무려 21년 만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우연히 재난을 부르는 문을 열게 된 소녀 스즈메가 일본 각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문을 닫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소개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세계관의 집대성'이라는 찬사 속 일본에서는 '아바타: 물의 길'을 월등히 이기며 이미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로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에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1000만 돌파에 성공하며 '트리플 1000만 감독'에 등극, 이는 네 편 연속 1000만 기록을 맛 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따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충무로 관계자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사실상 일본 영화계의 정체성으로 봐도 무방하다. 일본 영화계는 시장 자체는 여전히 크지만 작품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다소 도태된 지 오래다. 그 사이에서 애니메이션은 전통성과 정통성을 동시에 지키며 대중성까지 잡은 유일무이 장르다. 물론 그건 일본 내 분위기였을 뿐, 국내 스크린에서까지 반향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꾸준히 갈고 닦은 그 나라 장인들의 내공이 다시금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최근 일본 캐릭터와 여행이 놀라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슬램덩크'도 일각의 일본 불매 목소리를 뚫고 큰 일을 했다고 본다. 업계 반응이야 당연히 극과 극으로 갈린다. 흥행 이유를 이해할 수 있지만 '이게 뭘까' 싶은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기세를 몰아 일본 애니메이션 부흥의 방점을 찍을 지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문제다"라고 전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