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연 온천 탐방기…‘오프로드 자연온천’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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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문명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노라면 때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자주 받는다.
자연 속에 들어가 따뜻한 노천 온천에 몸을 녹이면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인간과 자연, 역사 등 인문학적 요소가 함께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오지의 노천 온천이라는 이색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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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욕망을 몸소 실천한 책이 나왔다. 미국의 야생 온천을 두루 다니며 미국의 현재 모습과 생태계를 비롯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와 지역사를 탐구해 소개하는 지성사의 ‘오프로드 야생 온천’이 출간됐다.
시작은 미국의 자연을 더 이해하기 위해서다. 한국에서 언론계에 일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LA에 자리를 잡은 부부는 낯선 이국땅 캘리포니아의 자연 온천을 찾아 나섰다. 관광화 된 리조트 온천이 아니라 자연 속을 헤쳐가며 인적이 드문 온천을 다닌다. 그곳에 오랫동안 함께 했던 아메리카 원주민의 모습, 자연의 생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들 부부가 탐방한 온천은 주로 무료 노천 온천이다. 상업지역으로는 가치가 떨어지지만, 가난한 여행자와 히피, 현지 거주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특히 원주민들은 노천 온천을 오랜 세월 평화지대로 여기기도 했다.
광활한 자연에 자리 잡은 미국의 온천은 태곳적부터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그레이트 스피릿(great sprit)’이 살아 숨 쉬는 신성한 곳이었다. 원주민들은 온천에서 제사를 지내며 인간과 우주가 만나는 매개로 이 곳을 이용했다.
온천에 얽힌 에피소드와 함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던 아메리카 원주민의 문화와 사상, 캘리포니아 서부 개척 시대에 벌어졌던 사건 등 미국의 민낯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인종 차별로 폐쇄된 온천이 있는가 하면 누구나 원하면 전라로 다닐 수 있는 ‘선택적 나체 지역’의 노천 온천, 환경 파괴로 망가진 솔튼호와 사라진 마을 슬래브시티 온천, 인간의 노력으로 회복한 원시림을 탐방하며 인간의 빛과 그림자를 담기도 했다.
이들 부부의 온천 탐방은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거친 오프로드를 승용차로 무리하게 덤벼들다가 오일탱크가 터지고 핸드브레이크 고장에 타이어마저 갈가리 찢겨 끝내 폐차시켜야 했던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마크 트웨인이 치유했다던 온천 근처의 캠핑장에선 곰을 맞닥뜨리는 상황도 벌어졌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닌 인간과 자연, 역사 등 인문학적 요소가 함께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오지의 노천 온천이라는 이색적인 내용으로 독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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