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폭탄발언 “날 ‘부적격자’로 몬다면…尹대통령에게 따져 물을 것”

권준영 2023. 2. 1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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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부적격자’로 몰린다면, 대통령·법무부 장관에게 따져 물을 법적 기회 주어진 것…오히려 감사해야”
“2015년 이어 2022년에도 심층 적격심사 대상에 회부된 덕분에 ‘적격심사 절차’ 더욱 잘 알게 돼”
“조만간 밝히겠지만, 소소한 제도 개선 사항도 발굴해 바로잡았으니 보람이 없지 않다”
“아직까지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연락이 없는 점에 비춰 잘리지는 않을 것 같아”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디지털타임스 DB, 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임은정 대구지점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 <임은정 페이스북>

'한명숙 사건' 모해 위증 혐의로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소환조사를 받은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가 "저를 검사 '부적격자'로 몰아 퇴출시키려면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퇴직 명령을 제청해야 한다"면서 "저를 '부적격자'로 몬다면, 당당하게 '누가 검사인가'라고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따져 물을 생각"이라고 폭탄발언을 쏟아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검사 '부적격자'로 몰린다면,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따져 물을 법적 기회가 제게 주어진 것이니 오히려 감사해야 하겠지요"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적격심사를 이제 통과했느냐는 안부 전화를 받고 있다"며 "특별대리인단을 꾸려야겠다 싶어 특별대리인단 합류와 탄원서를 부탁하느라 분주하긴 한데, 2016년, 그때와는 달리 저는 더할 나위 없이 마음이 담담하고 평안해 저를 위해 기도하고 걱정해주시는 분들에게 미안할 지경"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제 걱정을 나누어 가진 분들 덕에 제 걱정이 이렇게 가벼워졌나 보다.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며 "2015년에 이어 2022년에도 심층 적격심사 대상에 회부된 덕분에 적격심사 절차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됐고 조만간 밝히겠지만, 소소한 제도 개선 사항도 발굴해 바로잡았으니 보람이 없지 않다"고 현재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연락이 없는 점에 비춰 잘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걱정하지 마시라고 답변하고 있는데, 안심시키는 제 답변에 맘이 놓인 듯 울컥하시는 분들까지 계시니 아직 미확정인데 너무 나간 답변인가 싶어 살짝 후회도 했다"고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감사함과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임 부장검사는 "씩씩하게 계속 가보겠다. 싸이월드에 한 번씩 들어가 예전 일기장을 뒤적이곤 하는데요. 10년 전 오늘 이런 일기를 썼더라"며 자신의 10년 전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3년 2월 11일 말씀에 순종하는 헌신을, 말씀을 행하는 용기를, 말씀을 담아낼 수 있는 비움을, 오해와 손가락질을 견뎌낼 수 있는 의연함을,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관용을, 결국 이해하고 이해받을 수 있는 지혜와 끈기를 허락하시고,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게 하시며, 만약, 달리 희망이 없다면 제가 그 희망이 되기를 원하나이다"라는 내용이다.

임 부장검사는 "10년 전 일기를 뒤적이다가 하나님이 제게 용기와 비움과 의연함과 끈기를 허락해주심을, 제가 어둠이 아니라 희망이 되게 해주심을 깨닫고 새삼 감사하게 된다"면서 "주왕산 주산지가 유명하다고 해서 새벽에 일어나 잠시 구경갔다왔다. 안개 자욱한 주산지가 아직 얼어붙어 있어 여긴 겨울인가 싶었는데 가까이에서 내려다보니 얼음 밑으로 봄이 이미 왔더라. 이미 온 봄을 벗님들도 모두 느끼시길 빈다. 이제 봄!"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지난 1월 법무부는 임 부장검사를 이른바 '검사 블랙리스트'로 분류한 것이 위헌적 지침이라는 1심 판단에 대해 '법리 오해'가 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당시 법무부는 입장문을 내고 "임은정 검사 관련 판결 1심 판결은 소위 '검사 블랙리스트'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며 "검사집중관리제도의 목적은 정당하지만 대상 검사 선정사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 이유로 일부 손해만이 인정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징계 및 인사조치가 위법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한 부분은 전혀 인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사집중관리제도는 과거 검사 비위사건 등으로 실추된 검찰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 감찰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지난 2012년 신설됐다. 복무평가, 징계전력 등에 비춰 비위 가능성이 높거나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어려운 검사에 대해 직무감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인사에 반영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이 지침이 위헌적이라는 1심 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어 항소했다"며 "상급심에서 제도 취지 및 검찰 감찰 기능의 중요성 등을 충실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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