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 레거시 "팬들이 바라던 100% 해리포터 게임"

홍수민 객원기자 2023. 2. 11. 17: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실로 튀어 나온 듯한 호그와트…원작 고증 및 재현에 충실
- 당신이 꿈꾸던 호그와트, '해리 포터: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 포터가 호그와트를 졸업한 지 어언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소년 해리와 함께 성장했던 독자들도 성인이 되었다. 해리와 친구들의 모험은 끝나고, 마법 세계에 푹 빠져 부엉이의 방문을 기다렸던 아이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현실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머글에게 호그와트 입학 편지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어른이지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마법 세계에 대한 향수는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직접 마법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해리 포터 IP 게임에 대한 갈증이 컸다. 해리 포터 소재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기존 시리즈의 이야기를 답습하거나 완성도가 부족한 탓에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다.

오픈 월드, 높은 자유도라는 설레는 수식어의 '해리 포터: 호그와트 레거시'가 발매된 10일, 예비 입학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호그와트 입학 편지를 받았다. 이 게임을 위해서 플레이스테이션 5를 샀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개발사 아발란체 소프트웨어의 전작 디즈니 인피니티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원작 소설의 첫 시리즈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출판된 지 25년, 호그와트 입학이라는 만학도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호그와트 레거시, 가볍게 찍먹해봤다.

- 진짜 호그와트 입학 편지다

드디어 호그와트 입학 편지를 실물로 받아보자 새삼 감격스러웠다. 꿈꿔왔던 호그와트를 직접 거니는 캐릭터이니만큼, 커스터마이징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유도가 높아서가 아니라 뭘 골라도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커스터마이징은 단조로웠다. 프리셋이 정해져 있고 세부적인 조정은 불가능하다. 대체적으로 여성 캐릭터보다 남성 캐릭터 프리셋 퀄리티가 괜찮았다.

머리카락과 홍채 색상을 설정할 때 미리 색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하나 하나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피부색도 한 칸씩 눌러가며 알맞은 색상을 조정해야 했다. 일정 이상 밝아지지 않는 피부 톤이 가장 아쉬웠다.

프리셋의 만족도가 낮은 대신 캐릭터 표정의 변화가 다양한 점은 마음에 들었다. 특히 NPC 뿐만 아니라 내 캐릭터까지 대사에 맞춰 입모양을 움직이는 디테일이 굉장히 실감났다. 

커스터마이징 이후 본격적인 튜토리얼이 시작된다. 플레이어와 그를 인솔하는 피그 교수, 피그 교수의 친구인 마법부 직원 오스릭은 세스트랄 마차에 탑승해 호그와트로 향한다.

- 보이지 않는 말이 이끄는 비행 마차

세스트랄은 원작에도 등장했던 신비로운 마법 생물이다. 날개 달린 투명한 말의 모습을 한 세스트랄은 죽음을 목격한 사람만이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드래곤의 공격으로 인해 일행이었던 오스릭이 사망하자 투명하던 세스트랄이 등장하는 연출이 인상 깊었다.

튜토리얼 던전에서는 탐색과 전투를 통해 빛을 밝히는 '루모스', 마법이 걸린 물건의 정체를 드러내는 '레벨리오', 방어 마법 '프로테고', 기절 마법 '스투페파이' 등 기초적인 마법을 익힐 수 있다.

- 프로테고-스투페파이 콤보 적중 시 상대가 무력화된다

특히 머리에 적대 표시가 빛날 때 방어 마법인 프로테고 시전에 성공하고 길게 누르면 기절 마법이 자동으로 시전된다. 이 프로테고-스투페파이 콤보는 이후 전투에도 두고두고 쓰인다. 물론 방어가 불가능해 구르기로 회피해야만 하는 공격도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기절, 부유 등 무력화에 빠진 적은 더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콤보 형식으로 더 높은 대미지를 누적시킬 수 있다. 다만 타깃팅 조작 버튼이 시점 조작 버튼과 같아서 불편했다. 시점과 함께 타깃팅이 돌아가서 원하는 대상을 노리기가 조금 까다로웠다.

- 가고 싶던 기숙사로 배정돼서 기뻐하는 중

말하는 마법 모자의 기숙사는 원작과 동일하게 학생과의 간단한 질의응답을 거쳐 배정된다. 모자는 학생의 의사를 존중하기 때문에, 원하는 기숙사가 있다면 모자의 배정을 거부해도 된다. 기자는 그리핀도르, 슬리데린, 래번클로, 후플푸프 4개의 기숙사 중 권한 모자의 결정에 따라 슬리데린에 들어갔다

녹색과 뱀을 상징으로 삼는 슬리데린 기숙사는 원작 설정 그대로 지하 감옥에 위치해 있다. 거대한 뱀 조각이 인상적인 입구를 통해 기숙사 휴게실로 들어가면 창 밖으로 호수 바닥이 보인다. 가끔 창가에 호수의 인어 혹은 대왕 오징어가 보이기도 한다. 원작의 고증에 충실함을 실감하는 디테일이다. 

각 기숙사 별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다르다. 슬리데린 기숙사에서는 어둠의 마법에 관심이 많은 세바스찬 샐로우, 슬리데린의 직계 곤트 가문의 일원인 오미니스 곤트, 비행에 자부심이 넘치는 이멜다 레예스를 만날 수 있었다.

오미니스의 맹인 설정은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근친혼을 거듭한 순혈 가문 곤트의 유전병 설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 소환 마법 '아씨오'의 실습

호그와트의 첫 수업은 마법과 어둠의 마법 방어법이다. 마법 교수인 아브라함 로넨은 중동 특유의 독특한 억양의 영어를 구사하며,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수 디나 헤켓은 용 밀렵단을 박살낼 정도의 실력파 결투자다. 

수업에서 배우는 소환 마법 '아씨오', 부유 마법 '레비오소'는 필드 및 호그와트의 퍼즐을 푸는 데도 유용하지만 전투 마법 콤보의 트리거로도 사용할 수 있다. 

누가 들어도 외국 출신인 로넨 교수 이외에도 다른 국가의 마법 학교에서 전학 온 학생이 존재한다. 바로 아프리카의 마법 학교 '와가두'에서 전학 온 그리핀도르의 낫사이 오나이다. 대화를 시도하면 와가두에서 사용하는 지팡이 없는 마법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 퀘스트 추적 기능을 켜면 미니맵에 경로가 표시된다

직접 거닐어 본 호그와트 성 내는 각종 비밀 장소와 흥미로운 퍼즐, 수집 요소로 가득했다. 숨겨진 오브젝트를 서치하는 레벨리오를 거의 상시로 사용할 정도다. 흥미로운 풍경에 넋을 놓았다간 호그와트 내에서 미아가 될 수 있다.

호그와트 성 내의 복잡한 구조는 원작 고증이다. 그러나 길 잃을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곳곳에 위치한 플루 가루 네트워크를 통해 순간 이동할 수 있다. 퀘스트 추적 기능을 켜면 자동으로 목적지까지 경로를 안내해 준다.

메인 스트림 퀘스트 이외에도 학생들의 의뢰를 받아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다. 퀘스트 완료 시 경험치와 다양한 보상이 주어진다. 연계 퀘스트도 존재하며 보상으로 자신이 연구한 마법을 전수해주기도 한다. 수행 가능한 퀘스트는 가급적 꼬박꼬박 완료해두는 편이 좋다.

동일 대사를 반복하는 학생 NPC도 있었지만, 책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호그와트를 탐험하기 바빠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 고양이도 쓰다듬을 수 있는 갓겜

튜토리얼 진행하고 별 것 안 한 거 같은데 벌써 두 시간이 넘는 시간이 쏜살처럼 지나갔다. 커스터마이징에 소모한 시간을 포함하면 세 시간이 넘는다. 가히 '마법'과 같은 몰입이었다.

호그와트 레거시에선 개발사의 원작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호그와트의 구조, 등장하는 학생과 교수, 심지어 악역 설정까지 원작 고증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개발 과정에서 호그와트를 충실히 재현하기 위해 당시의 건축 양식과 문화까지 연구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 보람이 있는 결과물이었다.

- 누가 봐도 흑막 같은 고블린 란록

해리 포터 팬들이 게임에 바라는 것은 소박하다. '젤다: 야생의 숨결'이나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와 같은 GOTY 급 명작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저 상상 속에서나 거닐던 호그와트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기를, 기왕이면 해리 포터가 겪었던 마법 세계의 모험을 경험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정도다. 

찍먹 단계지만 '호그와트 레거시'는 이 소박한 바람에 제대로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아발란체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것도 한몫했겠지만, 선형적 스토리라인이나 넓이에 비해 볼륨이 부족한 필드 등 단점이 지적됨에도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느는 이유다.

첫 인상은 매우 만족스럽다. 어쩐지 쌔한 느낌의 기숙사 친구, 플레이어 캐릭터에 숨겨진 고대 마법의 유산, 악당 고블린 등 앞으로 호그와트에서 어떤 생활을 하게 될 지 기대된다.

presstoc01@gmail.com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