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600만원 전기료 말이 되나”…고시원 전기 쓴 통신3사 기막힌 사연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3. 2.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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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 전기료 엉뚱한 곳에 납부
서울 용산구의 한 건물 옥상에 설치된 통신사 중계기들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지난 10년간 영세 고시원의 전기를 허락 없이 끌어다 쓰면서 전기료를 제대로 주지 않아 논란이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의 한 빌딩에 있는 고시원이 2개월 전 안전 점검을 하기 위해 전기를 차단한 후 같은 건물 옥상에 설치된 통신 3사의 중계기도 전원이 끊기며 먹통이 됐다.

통신사들은 긴급히 원인을 파악한 결과 같은 건물 고시원 전원이 차단됐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고시원에 협조를 구해 전기를 복구했다. 이는 통신 3사가 고시원의 전기를 끌어다 쓰고 있었음을 확인해준 것이다.

이에 2013년부터 운영돼온 고시원은 통신사들이 지난 10년간 몰래 사용한 전기료를 지금이라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시원은 전기료가 봄, 가을에 100만원 안팎, 여름, 겨울에 150만원 가량이 나갔는데 실제 사용량의 2배 이상 더 많이 나갔다고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도 입장이 난처한 상황이다.

통신 3사들은 건물주와 계약을 맺고 옥상의 중계기 설치 임대료와 별도로 매년 150만~230만원의 전기료를 지급해왔다. 고시원으로 가야 할 통신 중계기 전기료가 건물주에게 간 것이다.

건물주는 처음 고시원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지만 한국전력공사에서 고시원 전기료에 통신사 중계기 전기요금이 포함돼 있다고 확인한 후 잘못을 시인했다.

건물주는 “고시원과 중계기 전기가 연결된 사실을 몰랐다. 통신 3사들과 공동조사를 해 언제, 어떻게 고시원 전기를 사용하게 됐는지 파악하겠다”면서 “고시원과 중계기 전기를 분리함과 동시에 고시원에 전기료를 배상하겠다. 당장 거액이 없어 임대료를 깎아주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고시원은 매달 50만원씩 연간 600만원의 전기료가 더 나갔다며, 지난 10년 치인 6000만원의 전기료를 배상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배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찰 고소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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