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합은 진짜 망했을까? l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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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한국 힙합을 향유해온 팬들은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입을 모아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유 역시 살펴봤다.
그러나 별다른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래퍼들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국 힙합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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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근거를 제시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한국 힙합을 향유해온 팬들은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입을 모아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유 역시 살펴봤다.

# '쇼미'가 망한 것과 '한국 힙합'이 망한 것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부진을 '한국 힙합이 망했다'는 근거로 제시한다. 시청률 등 눈에 보이는 지표를 살펴봤을 때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예년만 못한 건 사실이다. 반대로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여전히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흥행 여부로 한국 힙합의 흥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쇼미더머니'='한국 힙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성이라는 관점에서 '쇼미더머니'는 분명 한국 힙합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쇼미더머니'는 대중성을 확보하기 수단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실제로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리쌍 같은 아티스트는 경우에는 '쇼미더머니'가 등장하기 이전에도 음악으로 대중성을 확보했다. 빈지노, 창모처럼 '쇼미더머니' 등장 이후에도 이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들에게 자신의 노래를 알린 케이스도 존재한다.
지금도 '쇼미더머니'라는 틀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음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이런 아티스트들에게 '쇼미더머니'의 흥망은 자신의 음악적 커리어와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 묵묵히 자신의 음악을 만들던 이들에게 돌연 '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다. 반대로 '한 철 장사'를 노리고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는 래퍼들은 결국 사람들에게 잊혔다. 결국 '쇼미더머니'와 한국 힙합을 동일시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이다.

# 여전히 신을 지탱하는 아티스트들
2010년대 한국 힙합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굵직한 레이블들은 이제 추억 속의 이름이 됐다. 그러나 그 레이블을 이끌었던 아티스트들은 여전히 힙합신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다. 단순히 자신의 음악을 발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선배격'인 아티스트들은 좋은 음악을 가진 후배들을 위한 사다리를 놓으며 다음 세대를 위한 연결고리를 끊지 않고 있다.
더 콰이엇은 일리네어가 해체하기 전인 2018년부터 랩하우스라는 콘서트를 진행했다. 팔로알토는 유튜브에서 P2P라는 콘텐츠를 꾸준히 진행하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후배 아티스트를 리스너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딥플로우는 '보일링 프로젝트'를 통해 신예 아티스트의 앨범 제작을 지원했다. 코로나19의 유행과 레이블의 해체 등 여러 사건이 겹치며 중간에 중단된 프로젝트도 있다. 그러나 신을 이끌어가기 위한 선배 아티스트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다이나믹 듀오의 아메바 컬처는 힙합과 R&B 아티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더 시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스윙스는 신예 아티스트를 위한 레이블 마인필드를 비공식적으로 설립, 꾸준히 지원하며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2010년대 후반~2020년대 초반 새로운 세대의 아티스트가 주축이 된 레이블과 크루도 많다. 수퍼비·언에듀케이티드 키드·호미들 등이 속한 영앤리치 레코즈, 비와이를 주축으로 씨잼·쿤디판다 등이 속한 데자부 그룹, 창모·릴러말즈·애쉬 아일랜드 등의 아티스트를 보유한 앰비션 뮤직이 대표적이다. 뉴웨이브 레코즈, 하이어 뮤직, BANA도 빼놓을 수 없다. 뜨는 해가 있으면 지는 해가 있듯이 레이블들의 해체는 힙합의 몰락이 아닌 세대교체의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 좋은 음악은 여전히 존재한다
'한국 힙합이 망했다'는 주장과 따라오는 말은 '음악의 수준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음악은 하고 싶은데 노래는 못하니 만만해서 고른 게 랩이다' '부모님 돈으로 힙합 하면서 가난과 헤이터들을 창조한다' '내가 알던 힙합은 이렇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여전히 좋은 음악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만 덜 알려졌을 뿐이다. 2022년에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좋은 앨범으로 자신의 생각을 아낌없이 꺼냈다. 넉살은 인디밴드 까데호와 함께한 EP '당신께'를 통해 래퍼와 밴드의 완성도 높은 결합을 보여줬다. 래퍼 이현준은 사람과 세상의 소통을 번역에 빗댄 앨범 '번역 중 손실'을 통해 실험적인 앨범을 만들었다. 래퍼 공공구는 연인과 헤어지고 현실의 문제를 마주한 20대 청년의 모습을 'ㅠㅠ'라는 앨범에 흥미롭게 녹여냈다. 베테랑 래퍼 JJK 역시 '비공식적 기록Ⅲ'을 통해 녹슬지 않은 실력과 감각을 자랑했다. 예술에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현재 나오는 앨범들 역시 과거의 수작들과 비교해봐도 꿀리지 않는다.
또 일부 래퍼들이 가사에 적는 여자, 마약 등의 내용은 실제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특이한 술책, 즉 '기믹'이다. 현재 음악계에서 기믹은 트레이드 마크, 뮤지션으로서의 또 다른 자아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 힙합의 가사를 그대로 직역한 듯한 가사로 충격을 안긴 언에듀케이티드 키드가 기믹으로 유명세를 끈 대표적인 래퍼다. 래퍼 마미손 역시 대표적인 기믹 래퍼다. 단순한 카피캣이 아닌 '기믹'은 힙합이라는 파이가 커지며 래퍼들이 선택한 하나의 생존전략이다. 겉으로만 보여지는 모습으로 한국 힙합이 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

음악이 아닌 래퍼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실망스러워 힙합에 대한 거부감마저 생긴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다만 이러한 비난 역시 일부 과대 포장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범법 행위를 저지른 래퍼들을 옹호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별다른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래퍼들이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국 힙합의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어느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라는 이찬혁의 외침은 많은 대중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몇몇 래퍼들을 이를 오마주한 라인을 뱉었다. 이 역시 이찬혁을 향한 디스가 아닌 문제점을 개선시켜야한다는 의지이자 힙합이라는 문화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구절을 소개하며 한국 힙합은 망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갈음해보고자 한다.
"찬혁아 형은 계속 멋있었어 brotha why you Speakin' on our culture 내가 지켜 걱정 마 bruh" - 토이고 'BLUE CHECK' (Feat. 박재범, 제시)
"어느새? 아니 여전히 힙합은 멋있어" - 쿤타 'Double Up' (Feat. 염따, The Quiett, 머쉬베놈, 래원)
"하도 구라들을 쳐대니 악뮤 그 보컬의 오빠가 어느새 이건 안 멋지단 가사를 쓰지 맞는 말 했어, 여기 나 없으면 어떡하니?" - 제네 더 질라 '전화위복' (Feat. 창모)
"어느새 부터 힙합이 안 멋지대 아파도 내가 아파 중지나 올릴게" - 언오피셜보이&재지문 '한국힙합' (Feat. 쿤디판다, 피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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