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받은 '김정일 술친구' 북한軍 원로 오극렬 사망

김태훈 2023. 2. 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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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1942∼2011) 전 북한 국방위원장보다 10살가량 많았지만 '술친구'로 불릴 만큼 가깝게 지내며 북한 군부의 요직을 두루 섭렵한 오극렬 전 국방위 부위원장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특히 오중흡은 '김일성 부대원 중에서도 귀감'으로 불리는 인물인데, 이처럼 좋은 출신 배경을 지닌 덕에 오극렬은 북한군에서 공군사령관, 총참모장, 노동당 작전부장, 국방위 부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군부 원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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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이 김일성 부대에서 활동한 '빨치산 2세대'
어릴 때부터 김정일과 절친… 최측근 실세 통해
핵·미사일 등 WMD 개발 주도로 美 제재 대상

김정일(1942∼2011) 전 북한 국방위원장보다 10살가량 많았지만 ‘술친구’로 불릴 만큼 가깝게 지내며 북한 군부의 요직을 두루 섭렵한 오극렬 전 국방위 부위원장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오극렬은 광복 이전 김일성 부대에서 활동한 오중성의 외아들로 이른바 ‘빨치산 2세’에 해당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한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오극렬(1931∼2023). 사진은 국방위 부위원장 시절의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 인민무력성 고문 오극렬 동지가 급성 심장기능 부전으로 9일 9시 9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고 보도했다. 오극렬은 1931년생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통신은 그의 나이를 93세로 산정했다. 오극렬을 “김일성 훈장, 김정일 훈장 수훈자이며 공화국 2중영웅”이라고 소개한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애도의 뜻을 표하며 화한을 보낸 사실도 전했다.

오극렬은 일제강점기인 1931년 한반도 북쪽의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태어났다. 부친 오중성은 물론 당숙인 오중흡(1910∼1939)도 광복 전 김일성 부대에서 활동했다. 특히 오중흡은 ‘김일성 부대원 중에서도 귀감’으로 불리는 인물인데, 이처럼 좋은 출신 배경을 지닌 덕에 오극렬은 북한군에서 공군사령관, 총참모장, 노동당 작전부장, 국방위 부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군부 원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더욱이 오극렬은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과도 어릴 때부터 남다른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나이는 오극렬이 김정일보다 9살 더 많지만 두 사람은 술자리 등에서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사이였다. 이 때문에 오극렬은 김정일이 하사한 특수 번호판이 달린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녔다.

2011년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집권한 김정은 역시 아버지의 최측근인 오극렬을 무시하지 못했다. 그는 85세이던 2016년 6월 국방위 부위원장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날 때까지 주요 행사마다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북한군의 실세였던 만큼 오극렬은 미국의 견제와 제재를 피할 수 없었다. 2013년 3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는 오극렬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연루됐다며 그를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오극렬은 2016년 6월 미 행정부가 북한의 인권유린 책임자들을 제재할 때에도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2009년 6월 미 워싱턴타임스(WT)는 보도를 통해 “오극렬이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인 ‘슈퍼노트’ 제작과 유통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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