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초점은 김주애? 후계자설 시끌

최유찬 2023. 2. 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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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이번 열병식, 또다른 주인공은 김주애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의 딸이었습니다.

이제 막 만 10살이 된 앳된 소녀가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호칭을 받고 노동당과 군대의 최고위 간부들보다 앞장서는 이 상황에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다보니 김주애 후계자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김주애의 등장, 그 의미를 최유찬 기자가 집중 분석했습니다.

◀ 리포트 ▶

열병식 전날인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이 딸 김주애의 손을 잡고 북한군 장성들의 숙소를 찾았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께서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숙소에 도착하시자"

노동신문에 공개된 이날의 사진 12장중 9장에 김주애가 등장했고, 심지어 북한 군 장성들을 마치 거느린듯한 모습으로 정 중앙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습니다.

호칭도 이전의 '사랑하는', '존귀하신'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한 층 더 격상됐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10대의 어린아이한테 썼다고 했을 때 어떻게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거죠. 그리고 간부들도 이제 김주애가 중심에 오게끔 배경을 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것은 김정은이 동의하지 않고는 이런 구도가 나올 수가 없고요."

김주애가 후계자로 지명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터져 나왔습니다.

다음날.

열병식에서도 김주애의 존재감은 두드러졌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셨습니다."

호명 순서도, 의전 서열도, 그 어머니 리설주보다 앞섰고 귀빈석에 나올 때도 별도의 안내 인력에, 별도의 카메라들이 배치됐습니다.

심지어 노동당 최고위 간부들이 김주애를 '모셨다'는 표현까지 등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중앙위원회 비서들이 존경하는 자제분을 모시고 귀빈석에 자리잡았습니다."

기마부대가 앞장선 열병 행렬 순서에서도 북한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맨 앞에 선 김정은의 백두산 군마, 그 뒤로 몸집이 조금 작은 말이 따릅니다.

[조선중앙TV]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준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갑니다."

군마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백두혈통 3대 지도자가 북한 군대와 체제를 이끈다는 상징인데, 김주애가 김정은을 이어 열병행렬을 이끈다는 분명한 상징입니다.

열병식장에 울려퍼진 구호도 김정은 결사옹위만 외쳤던 작년 4월과 달리 '백두혈통'이 추가됐습니다.

"김정은 결사옹위! 백두혈통 결사보위!"

열병식 내내 백두혈통 보위 구호는 계속됐고,

"백두혈통! 결사보위!"

카메라는 수시로 김주애를 비췄습니다.

김정은과 함께할 때는 나란히, 리설주나 다른 간부들과 함께한 화면에서는 중앙에, 심지어 단독으로 나오는 장면도 제법 길게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열병식은 군대가 김정은의 다음세대 즉 김주애 등 김정은의 자녀들을 보위하고, 대를 이어 충성을 바칠 것을 맹세하는 상징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치 김정일과 김정은이 열병식 무대에서 후계자로 공인된 것과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된 겁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번 열병식에 전면 등장한 만 10살짜리 소녀 김주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 주민들은 상당히 충격적이죠 왜냐하면 과거에 없던 일이고요. 특히 어린 여자 아이를, 또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후계구도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북한 주민들이나 간부들한테 김주애가 앞으로 나의 후계자가 될 것이다는 것을 말은 아니지만 이미지로서 전달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김주애가 후계자로 지명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김정일이나 김정은 모두 후계자 자격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당의 공식직함을 맡으며 자리를 잡은 뒤였습니다.

반면 김주애는 외부세계에만 그 이름이 공개됐을 뿐 북한내에서는 그저 '자제분'으로만 알려졌고, 어린만큼 당연히 직함도 지위도 없습니다.

따라서, 후계자의 지위를 공식화했다기 보다는 후계체제 준비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한다는 뜻으로도 읽힙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주애를 장기적인으로 노출시켜서 북한 지도부와 북한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백두혈통의 후계자라는 인식을 심어놓으려는 그런 의도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공개된 문헌이나 기록에 따르면 김정은은 10대 또는 그 이전부터 후계체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김정은도 나이 만 8세 생일날 김정일이 그때부터 앞으로 내 후계자는 김정은이라고 측근들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때 처음 김정은을 숭배하는 '발걸음'이라는 노래가 불려지기 시작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그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이후 '준비되지 않은 지도자'라는 비판에 시달렸던 만큼, 과거처럼 후계체제를 보안에 붙이기보다는 오히려 조기에 공론화시키기로 했다는 겁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김정일은 그것을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은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북한 후계 문제를 둘러싸고 외부 세계의 편견에 시달려야 됐죠 이런 걸 경험했던 김정은이 후계자를 조기에 공개하는 게 실 보다는 득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한편에서는 김정은의 다른 자녀들, 특히 장자가 존재하는만큼, 김주애는 후계자 후보중 한 명일 뿐이며, 그 의미도 핵무력 강화의 명분인 미래세대의 대표라는 선으로 제한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주애의 활용은 자극적이지 않은 선에서 북한 무기 개발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아이콘이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거죠. 김주애가 전혀 (후계자) 후보가 아니라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너무 섣부르다는 거예요."

통일부는 후계구도는 이른감이 있다면서도 모든 가능성 즉 후계구도의 가능성까지도 열어두고 주시하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아직 볼에 젖살이 가득한 만 10살 소녀의 등장은, 논란과 함께 4대세습을 향해 가는 북한 체제의 특성과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45420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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