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④ 천하람 “TK에서도 경고신호…'윤핵관표 공천’하면 총선 필패·과거 회귀

박지영 기자 2023. 2.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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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통과·지지율 상승, 기쁘지만 국민의힘에는 경종”
”윤핵관은 정치적 생태계 교란종, 탄핵 때보다 안 좋아질 것”
“난 ‘스트라이커’ 이준석과는 달라 미드필더”
”당대표 되면 부드럽게 민심 전달할 것”
민심은 크게 두 가지 흐름이다. 첫째는 대통령과 당대표가 싸우는 것을 또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을 말아먹는 것을 넘어서서 당이 완전히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이다. ‘윤핵관표 공천을 하면 필패’라는 것을 지지자분들이 느끼고 계시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전당대회 구상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원석 기자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최근 대구·경북 현장에서 느낀 지지층 민심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천 후보는 당대표 후보들 중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등장한 지 며칠만에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3위를 차지하며 높은 지지세를 보였다. 지난 10일 발표된 예비경선(컷오프)에서도 현역 의원 후보들을 제치고 본경선 진출자에 이름을 올렸다.

3·8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천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 이길 경우 “과거, 탄핵 때보다 더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탄핵을 당하고 우리 당은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그런데 두 번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가족들도 안고 가는 게 어렵다”고 했다.

이어 “탄핵 이후 우리 당이 완전히 망가지다가 많은 분들의 기대로 어렵사리 정권 교체를 했다”며 “그런데 이 기대가 배신당한다면 과거에 기대가 없었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최악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를 “윤핵관표 공천하면 총선 해보나 마나 망한다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윤핵관표 공천은 곧 총선 패배”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번 총선에 출마하는 저를 포함한 수많은 후보들에게 윤핵관표 후보라는 딱지가 붙지 않도록 어떻게든 떼줘야 한다”며 “그래야 민주당과 거의 비슷한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다”고 했다.

◇ 다음은 천 후보과의 일문일답.

ㅡ다른 후보들에 비해 출마 선언을 늦게 했지만 컷오프 통과, 높은 지지율 등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인간적으로는 물론 기쁘지만 역설적으로는 굉장히 국민의힘에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잠깐은 기뻤지만 속으로는 이게 말이 되나, 이게 맞는 건가 생각을 했다. 물론 오르긴 하겠지만 이것보다는 훨씬 느릴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잘 나서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민심이 우리 당에게 들려주는 아주 큰 경고 메시지, 경종이라고 생각한다. 천하람이라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은 우리 당의 리더급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아닌가.

조금 신선한 얘기를 하고, 대단한 얘기도 아닌 그저 상식적이고 그냥 올바른 얘기만 하는 것으로 지지율이 이 정도로 갑자기 치고 올라온다는 것은 국민의힘 주류 담론들이 민심에 전혀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장 인근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전당대회 구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정원석 기자

ㅡ전당대회에서 내세우고 싶은 캐치프레이즈가 있나.

“아주 짧게 제 캐치프레이즈를 말씀드리면 ‘윤핵관표 공천하면 선거 해보나 마나 망한다’는 것이다. 윤핵관표 공천은 곧 총선 패배다.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저를 포함한 수많은 후보들에게 윤핵관표 후보라고 하는 딱지가 붙지 않도록 이걸 어떻게든 떼줘야 된다. 그래야지만 민주당과 거의 비슷한 동일선상에서 출발할 수 있다고 하는 위기의식에서 이런 말을 한다.”

ㅡ윤핵관을 공격하며 등장한 만큼 ’친이준석계’, ‘비윤계’로 수식되는 경우가 많다.

“제가 윤핵관 퇴진을 얘기하는 것은 이 사람들이 단순히 꼴보기 싫다의 수준이 아니다. 정당은 주류, 비주류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류가 망했을 때 비주류가 치고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건전한 선순환이 되고, 우리 당 지지층이 민주당으로 가지 않는다. 비주류가 당내에서 건전하게 버텨줘야지 국민의힘의 현재를 사랑하는 분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잠재력을 보는 사람들까지 큰 의미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될 수가 있다는 거다.”

ㅡ윤핵관은 정치적 생태계를 어지럽힌다는 뜻인가.

“그렇다. 정치적 생태계 교란종 같은 것이다. 그 생태계를 교란하고 잇는 사람들을 일단 몰아내야지만, 생태계가 건강해지는 것 아니겠나.

제가 만약 저 사람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것이 질투가 나서 저 권력을 뺏어서 내가 행사하겠다고 하면 제가 구태다.

우리 당은 과거에 줄세우기 계파 정치를 하다가 당이 정말로 낭떠러지로 떨어졌던 적이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줄 서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준석한테도 줄을 선다고 하지 않는다.”

ㅡ윤핵관 후보가 전당대회에 당선되면 계파 정치가 성행하던 과거로 돌아갈 거라 생각하는 것인가.

“당연하다. 저는 과거 탄핵 때보다 더 안 좋을 거라고 본다. 우리 당이 탄핵을 당하고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표현이 좀 그렇지만, 제가 변호사라 범죄를 저지르신 분들을 많이 본다. 범죄를 한 번 저지르고 나서는 가족들이 그래도 한 번은 받아준다. 그런데 두 번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가족들도 이제는 안고 가는 게 어렵다.

우리 당이 탄핵 이후 완전히 망가지다가 많은 분들이 새로운 기대를 보내주셔서, 특히 그 이전에는 관심도 없던 젊은 세대까지 우리 당에 지지를 보내줘서 어렵사리 정권 교체를 했다. 그런데 이 기대가 배신당한다면? 단순히 과거에 기대가 없었던 상태로 돌아가는 것보다 더 최악일 것이다.”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장 인근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전당대회 구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정원석 기자

ㅡ첫 공개일정을 대구·경북(TK)에서 진행했는데 현장 민심이 어떤가.

“우리 당이 낭떠러지로 걸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이 낭떠러지로 걸어가고 있다는 기분이라는 게 저만 갖고 있는 기분이 아니다.

대구·경북(TK)에서 최근 한 3일 돌아다녔는데 거기서 만난 지지층 중에 ‘내가 당원을 30년, 40년을 했는데 내가 살다 살다 이렇게까지 심하게 줄 세우기하고 벌써부터 총선 경쟁이나 시키는 건 처음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윤핵관 이놈들 진짜 정신 나간 놈들 아니냐. 우리가 어떤 식으로 정권 찾아왔는데, 다음 번 총선 지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어떻게 할 거냐, 어떻게 사법처리할 수 있겠냐’ 이런 걱정을 정말 많이 하셨다.

ㅡ6070·영남권으로 대표되는 정통 보수층보다는 2030 세대에서 인기가 더 높지는 않나.

“2030세대는 저를 그리 크게 지지하진 않는다. 쉽게 말하면 2030은 저를 잘 모른다. 이준석 전 대표 케이스가 정말 특이한 것이다.

오히려 저는 6070 세대에서 인기가 더 좋다. 주로 정치 방송에 출연을 많이 했고 또 약간 1등 사윗감 같은 느낌이 좀 있어서(웃음). 오히려 고령층에서 더 좋아하신다.

2030 공략법 이런 건 완전 허상이다. 우리가 중년층 공략법, 노령층 공략법 이런 얘기를 하나? 중년층, 노령층이 단일한 집단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청년층도 단일한 집단이 아니다. 그 사람들을 단일한 집단 취급하면서 이상한 말도 안 되는 MZ 같이 터무니없이 넓은 범위를 설정하고 한 번에 공략하려는 순간 헛발질이 나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제가 하는 얘기와 개혁적인 성향 등 제 스탠스를 2030들이 좋아하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굳이 제가 더 잡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제게 중요한 건 오히려 중년층과 고령층이다. 그래서 저는 제 타깃 오디언스(Target Audience)를 제가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30을 위한 특별한 청년 정책 이런 걸 안 내도, 까놓고 말해서 정치도 똑바로 제대로 못하면서 억지로 청년층 지지를 받으려고 하니까 이상한 쇼가 나오는 것이지, 내로남불이나 위선없이 깔끔하게 정치만 해도 청년층은 그냥 따라온다.”

ㅡ정통 보수층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윤핵관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지는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허상이고 미신이다. 최근에 여론조사 데이터들을 보더라도 TK에서도 대통령 국정 부정 평가 비율이 더 높은 경우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경고 신호다.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정치를 정말 잘못하고 있다’, ‘내가 이러려고 정권을 교체한 게 아니다’, 이런 얘기를 정말 많이 듣는다. TK는 국민의힘의 상징적인 지역이고 본산같은 곳이다. TK 시민들도 똑같다. 국민의힘이 잘하면 내가 뿌듯하고, 국민의힘이 헛발질하면 내가 쪽팔리다. 그런데 꽤 많은 숫자의 TK 시도민들이 쪽팔려하고 있다. 물론 그런 분들이 전부는 아닐 거다. 우리 대통령을 지지하고 국민의힘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내에 개혁의 목소리가 나와야 된다는 것에는 아주 많은 공감이 있다.

저도 돌아다니면서 욕 먹을 줄 알았다. 친이준석계에서 또 당에 분탕질 치러 왔나. 욕할 줄 알았는데 그런 분도 물론 계시지만, 아주 소수지만 고령층에서도 엄청 좋아한다. ‘니가 나와서 진짜 당 정신 똑바로 차리게끔 제대로 좀 들이박아줘라’라고 하시는 분들 정말 많다. 지금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 다들 지난 2016년에 국민의당 돌풍이 경상도에서 나올 수 있다, 무소속 돌풍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얘기들도 하고 있다.”

ㅡ만약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윤핵관이 진다면 어떤 민심이 표현됐다고 할 수 있겠나.

“민심이 크게 두 가지 흐름이라고 본다. 첫째는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을 겁내는 거다. 대통령과 당대표가 싸우는 걸 또다시 보고 싶지 않은 거다. 또 한 가지는 이대로 가다가는 총선을 말아먹는 것을 넘어서 당이 완전히 과거로 회귀하겠다,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리겠다는 위기감이다. ‘윤핵관표 공천을 하면 필패’ 라는 걸 느끼고 계신 것이다.

지지층은 불협화음이냐 윤핵관표 공천이냐 이거를 지금 계속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슬픈 건 양쪽 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문제라는 거다. 저는 그나마 이 둘 중에서 절충안을 찾자면 천하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의 적이라고까지 했는데 안철수가 당선되면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ㅡ당대표가 된다면 대통령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생각인가.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 명확한 입장을 냈다. ‘적’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직까진 제가 별로 존재감이 없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천하람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규정을 짓진 않았다. 심지어 장제원 의원 같은 경우에도 ‘젊은 패기에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

만약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용산에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당 개혁하라고 하고, 총선은 일단 이겨놓고 보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건 어차피 면이 깎이는 일이 아니다. 대통령이 컨트롤할 수 없는 개혁의 에너지가 분출된 것이기 때문에 이건 대통령실에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난 지선과 마찬가지로 당과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서 일단 총선 압승해놓고 보자는 생각을 할 최소한의 공간, 최소한의 명분이 있는 거다. 이건 대통령의 정치력이 훼손되는 건 아닌 거다.”

ㅡ연일 윤핵관을 겨냥한 센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 않나.

“물론 제가 센 메시지를 내놓으며 ‘윤핵관 퇴출’ 얘기를 하고는 있지만 이 사람들한테 억지로 칼을 휘둘러서 컷오프 시킬 생각은 없다. 물론 제가 당대표가 되면 그 사람들이 당 운영 주류에서는 밀려날 것이다. 그렇지만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기회 정도는 주겠다는 것이다. 시험도 쳐야 되고 국회의원 평가도 좀 받고 해야겠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공정한 경쟁은 제가 보장하겠다는 거다.

그리고 대통령이 당선시키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텐데, 거기엔 두 가지만 얘기할 것이다. 첫째로 차라리 빨리 현장에 보내서 뛰게 해라. 막판에 앉아 있다가 낙하산해서 내려보내지 말고 난 그건 용납 못한다. 미리부터 경쟁하도록 해라. 두 번째로 정치를 잘해라. 대통령사진 걸어놓고 총선 후보들이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해라. 그게 대통령의 정치력이 사는 것이다. 말 잘 듣는 당대표를 시켜서 자기 사람 심는 게 대통령의 정치력이 발휘되는 게 아니다.

나도 적극적으로 돕겠다. 나도 대통령이 잘하는 건 물개박수 치고 다니고, 대통령이 어지간히 좀 실수하는 건 감싸고 다니겠다.

대통령에게 민심을 과감하게 전하는 그런 역할을 할 생각이다. 제일 중요한 건 저는 이준석 전 대표랑은 다르다는 거다. 이 전 대표가 스트라이커, 공격수라면 저는 약간 미드필더 같은 느낌이다. 그렇게 세게 하고 싶어도 제겐 그 능력이 없다. 못 한다. 저는 즐라탄 이브라이모비치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대통령실에서 제가 민심을 따라가는 것 정도는 아프지 않을 것이다. 최대한 부드럽게 전달하겠다고 약속은 드릴 수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 앞에서 김기현 당대표 후보와 전당대회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ㅡ최근 나경원 전 의원이 김기현 후보를 지지 선언한 것이나, 안철수 후보가 색깔론 등으로 공격받은 건 어떻게 보나.

“나 전 의원이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것은 깜짝이 아니라 끔찍 선언이었다. 선언을 하긴 했는데, 뭔가 되게 끔찍해 보인다. 왜냐하면 나 전 의원은 프로 정치인인데, 그런 표정을 짓는 건 다 이유가 있다. 다 메시지라고 봐야 된다. 이건 김기현 후보의 조급함에서 나온 패착이라고 생각한다. 지지율이 생각보다 뜨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정치가 피도, 눈물도 없는 곳이지만 우리 당에 있는 사람들이 나 전 의원을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도 비열했다. 그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나 전 의원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김 후보의 태도도 너무나도 거칠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격의 경우, 비유하자면 회사끼리도 합병을 하고 나면 어지간한 건 서로 안고 가는 거다. 합병을 하기 전 보통 서로의 회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실사를 한다. 실사 후 문제가 발견되면 그걸 토대로 합병 시 가격을 깎거나 조정을 하는 형태의 협상을 진행한다. 너무 큰 문제가 발견되면 ‘딜 브레이크’, 협상 결렬을 선언한다.

이걸 정치에 대입하면 안철수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이 합병을 한 거다. 그 당시에 있는 문제를 못 찾아냈다면 실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당시 윤석열 캠프의 문제다. 그 문제를 (이미 합병이 다 끝난 뒤에) 이제야 갖고 와서 문제제기를 한다는 건 사실 좀 우스운 일이다. 이게 어찌 보면 우리 윤석열 대통령의 자기 부정으로 국민들께는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ㅡ최근 난방비 폭탄 문제나 택시비 인상 등 정책에 대한 집권여당의 대응은 어떻게 보나.

“그래도 건전하게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은 취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제가 만약 당대표였다면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그냥 뭉개고 선거 때까지는 어떻게든 요금 인상 없이 최소화해서 가자고 하는 유혹을 느꼈을 것 같다. 대통령실 쪽도 그 유혹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도 그렇게 하지 않고 민주당과는 다르게 책임 있는 모습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평가한다.

다만 조금 더 국민들의 삶을 신경쓴다고 하는 메시지를 더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예를 들면, 난방비 지원 정책의 경우 에너지 취약 계층이 저소득층 말고도 어린 아이가 있는 집 등도 해당될 수 있다. 소득은 충분하지만 어린 아이가 있으면 집이 엄청 따뜻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난방비가 80만원씩 나올 수 있다. 그런 예를 들면 만 2세 이하 영아를 키우는 집에는 추가로 어떤 지원을 하겠다라든지, 국민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메시지를 더 줬다면 국민들도 더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택시 요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택시 요금을 올린 건 잘했다고 보고, 필요했다고 본다. 다만 할증을 너무 과하게 붙였다. 이러니까 출근길에 택시가 없다는 거다. 밤에 야간 영업을 하고 아침에 퇴근하는 택시기사들이 많아져서다. 그럼 출근길 택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감당 안 될 수 있다고 하더라. 이런 부분도 좀 세심하게 신경썼으면 좋겠다.”

ㅡ당 지도부에서 윤핵관 등 용어를 쓰지 말라고 경고를 했는데. 다음 주 합동연설회나 TV토론회에서는 어떻게 할 건가.

”쓰면 안 되는 단어들이 너무 많다. 양두구육도 쓰면 안 되고, 윤핵관도 쓰면 안 되고,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도 쓰면 안 되고, 윤천(윤석열·천하람)연대도 못 쓰겠다. 제가 말한 간신배도 쓰면 안 된다. 나중에 아예 우리 당에서 토론회를 앞두고 쓸 수 있는 단어의 목록, 화이트리스트를 저희한테 제공해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장 인근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전당대회 구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정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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