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레이스 돌입하는 與 전당대회, 4人4色 관전 포인트는
천하람 돌풍·김나연대의 표심·尹 언급자제령 등 전당대회 관전 포인트 형성
당 안팎선 “결선투표 가능성 농후… 표심·발언 모두 영향받을 것”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 당 대표 후보 4인이 최종 확정됐다. 차기 당권주자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당 대표 후보 최종 4인의 모든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깜짝 등장’으로 돌풍을 일으킨 천하람 당 대표 후보부터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 대통령실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 언급자제령 등 전당대회를 둘러싼 관전 포인트들도 쏟아지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한 당 대표 후보 최종 4인은 오는 3월 8일 과반수 투표를 얻기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약 한 달 정도 남은 선거운동에서 당심(黨心)을 사로잡아 1차 투표인 과반수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과반수를 넘지 못해 양자 간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겠다는 게 당 대표 후보 4인 캠프의 전략이다.
앞서 전날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당 대표 선거 본경선 진출자로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나다순)를 최종 확정했다. 컷오프 결과는 지난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한 것이다. 특히 선관위 측은 당원 투표 100%로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의 상황을 반영해 본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고자 각 후보자별 득표율과 순위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당 대표 후보 최종 4인이 추구하는 비전은 ‘4인4색’이다. 이들이 제시한 비전의 성격은 크게 보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금·교육·노동 3대 개혁을 위한 뒷받침 역할이거나 오는 2024년에 있을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 혹은 당 개혁적인 측면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나뉜다.
친윤(친윤석열)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후보는 지난 7일 비전 발표회에서 ‘국정 에너지 극대화’와 ‘국민의힘 정체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당정의 조화로 국정 에너지를 극대화시키고 정부의 성공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며 “대통령과 수시로 소통하면서 24시간 민심과 당심을 듣는 살아있는 정당을 만들고 민생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원 중심 정당’을 거론했다. 그는 “민주당이 얼마나 (윤석열 정부를) 힘들게 하는지 고통의 깊이를 잘 안다. 그걸 이겨내는 법을 아는 만큼 당 대표가 된다면 윤 정부 성공을 돕겠다”고 했다. 이어 ▲당원 중심의 정당 ▲당내 민생위원회 설치 ▲당내 다양한 의견 수용 ▲총선 압승을 위한 리더십 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수도권 총선 승리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3번에 걸쳐 서울 경기에서 선거를 치렀고, 모든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며 “청년 지지율, 수도권 지지율에서 경쟁자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도권에서 민주당 괴멸하고 반드시 170석 총선 압승 이루겠다”며 “저 안철수를 총선 압승의 도구로 써 달라”고 덧붙였다.
천하람 후보는 국민의힘 개혁과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의 공천 불개입을 당헌에 명시하고 당헌자격고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단순히 민주당보다 조금 나은, 아니면 도저히 이재명 대표를 찍을 수 없어서 선택하는 그런 쩨쩨한 정당이 아니라 국민들께 최선의 선택을 제시하는 그런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 대표 후보 최종 4인의 행보만큼 이번 전당대회를 둘러싼 3가지 관전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원 표심 50% 이상을 끌어올 수 있는 전략적 출구가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해당 관전 포인트는 ▲'천하람 돌풍’이 ‘김안(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에서 결선투표로 이어지는 변수가 될지 ▲김나(김기현·나경원)연대에도 나경원을 지지했던 표심은 ‘김안 양강 구도’에서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윤핵관·윤안연대 등 언급자제령’이 ‘윤심마케팅’을 사라지게 할지 등이다.
천 후보는 지난 8일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당 대표 지지도에서 3위를 차지했다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지 5일 만에 3위까지 오른 것이다. 친윤·윤핵관이 동원한 조직력으로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모습에 중도보수층과 2030세대들의 반발심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여기에 나경원 지지층의 표심이 김기현 후보로 마냥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 7일과 9일 ‘김나연대’가 공식화됐지만 ‘나경원 집단 린치’ 상처가 회복되기도 전에 표심 결집을 위한 연출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오찬 회동 이후 표정이 밝지 않은 나 전 의원의 모습에 ‘억지 지지’라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9일 다른 행사장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또 대통령실의 안 후보를 향한 ‘윤핵관·윤안연대 언급자제령’이 앞으로 있을 권역별 합동연설회와 방송토론회에서 후보들의 발언에 미칠 영향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당 대표 선거에서 자신을 ‘윤안연대’ 혹은 ‘윤핵관’ 등으로 내세운 안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당내 한 관계자는 “천하람 후보 쪽으로 2030세대 당원 혹은 중도보수인 당원 표심이 옮겨 가면서 과반수 득표는 김기현·안철수 후보 모두 어렵다. 때문에 천하람 돌풍으로 결선투표로까지 가는 건 기정 사실”이라며 “김안 양강 구도에서 결선투표로 가면 ‘나경원 집단 린치’를 본 지지층은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발심리로 안 후보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핵관·윤안연대 언급자제령이 안 후보를 중심으로 내려진 것 같지만, 실제 토론회나 연설을 하다 보면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 차원에서도)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지금까지 격화된 ‘윤심마케팅’이 사그라들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토론회에서 ‘네거티브’ 차원으로 더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수는 “‘천하람 돌풍’으로 한 후보가 과반수 이상의 표심을 얻는 건 어렵다는 점에서 결선투표에서 김기현-안철수가 만날 확률은 높다”면서도 “천 후보 표심은 결선투표에서 절반씩 두 후보의 득표율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아예 아무도 찍지 않는 사표(死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나경원 지지층은 ‘수도권’과 ‘김기현 연대’로 볼 수 있어서 아마 6대 4 비율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윤핵관·윤안연대’ 언급자제령은 적어도 안 후보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나 ‘윤석열 정부와 함께’라는 것 정도로 언급을 최소화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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