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이어 제자들도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
한국 음악가들이 독주(獨奏)에만 강하고 합주에는 약하다는 것도 옛말. 바이올린 전채안(26)·유다윤(23), 비올라 장윤선(28) 첼로 박성현(30) 등 20~30대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레테 4중주단이 9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제15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최고 해석상’까지 차지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이들의 우승 소식이 더욱 의미 있는 건 이들의 스승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씨가 이끄는 노부스 4중주단 역시 2014년 같은 대회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사제(師弟) 실내악팀이 대를 이어서 같은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도 지극히 드문 경우다. 1975년부터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이 콩쿠르는 국제 음악 콩쿠르 연맹(WFIMC)에 가입한 권위 있는 대회다. 이번 콩쿠르 3위 역시 한국의 이든 콰르텟이 차지했다.
아레테 4중주단은 한국예술종합학교·서울대 출신 연주자들이 모여서 2019년 창단했다. ‘아레테’라는 팀 이름은 ‘빼어난 재능’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착안했다. 이 팀의 첼리스트 박성현씨는 우승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현악 5중주부터 8중주까지 자유롭게 연주하다가 금호아트홀 오디션을 불과 2~3주 앞두고 4중주단을 급조했다. 당시 떨어지면 재능이 없다고 여기려고 했는데 다행히 붙어서 지금까지 왔다”며 웃었다. 이듬해 9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공식 데뷔했다.
당시 이들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노부스 4중주단)을 사사했고 2021년 3월에는 독일 뮌헨 음대로 함께 유학을 떠나면서 결속력을 다졌다. 결성 1년 반 만인 2021년 5월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과 5개 특별상을 휩쓸었다. 이 대회 현악 4중주 부문에서 한국 연주 단체가 우승한 것도 처음이었다. 이 콩쿠르는 1946년 창설된 명문 음악제인 ‘프라하의 봄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지난해에도 독일 ARD 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번 콩쿠르를 앞두고도 이들은 뮌헨 음대 연습실에서 하루 5~6시간씩 연습을 거듭했다. 박씨는 “모차르트의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모차르트의 실내악들을 많이 연주해야 하는데, 악보를 볼 때는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연주하면 음악적 깊이 때문에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4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정기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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