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08] The only thing harder than finding the truth
핀란드의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 온 한 가족. 새 출발을 앞둔 사람들치고는 표정이 썩 밝지 않다. 짐을 풀며 신이 난 아들 엘리엇은 벌써 자기 방에 올라가 놀기 시작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네이트의 침대도 하나 놓아달라고 한다.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엄마 레이첼, 네이트는 얼마 전 교통사고로 죽은 엘리엇의 쌍둥이 형이다. 영화 ‘트윈(The Twin∙2022∙사진)’은 자식 잃은 부모의 근원적인 공포를 섬세히 그려낸 작품이다.
“울음은 가장 인간적이고 가장 보편적인 위안의 수단일 것이다.(Weeping is perhaps the most human and universal of all relief measures.)”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칼 메닝거는 이렇게 말했다. 슬픔 앞에선, 특히 커다란 상실 앞에선 울음이 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울음과 우울이 끝도 없이 이어지면 울음이 다시 슬픔을 낳기도 한다. 레이첼(테레사 팔머 분)의 남편 앤서니(스티븐 크리 분)는 바닥까지 무너진 아내의 슬픔을 이해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전원생활을 택하지만 아내의 우울은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레이첼은 오히려 낯선 마을에서 느껴지는 묘한 시선에 두려움을 느끼는데 설상가상으로 엘리엇은 자꾸 죽은 네이트를 들먹이며 혼잣말로 네이트와 대화를 하거나 네이트와 노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를 알게 된 마을 사람 헬렌은 이곳이 이교도 마을이라며 악마와의 관련성을 경고한다. “진실을 찾는 것보다 어려운 한 가지는 진실을 받아들이는 거예요.(The only thing harder than finding the truth is accepting it.)” 진실을 파헤치려는 레이첼에게 조언하는 헬렌. 레이첼이 받아들여야 하는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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