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사건으로 가득한 고골의 ‘코’는 왜 걸작인가
채민기 기자 2023. 2. 11. 03:01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조지 손더스 지음|정영목 옮김|어크로스|644쪽|2만6000원
코발료프 소령의 코가 사라지더니 이발사의 빵 속에서 발견된다. 코는 관리 행세를 하며 도시를 활보하고 소령은 절망한다. 어느 날 코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소령의 얼굴로 돌아온다.
황당한 사건으로 가득한 고골의 단편 ‘코’가 걸작으로 칭송받는 건 거짓으로 진실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설가로 맨부커상을 받은 저자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이야기가 정교하게 짜여 있어 독자가 일관성을 상정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삶의 존재 방식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코’는 환상적인 동시에 사실적이다. “삶은 부조리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우리는 삶이 부조리인 것처럼 살지는 않는다. 의미가 있고 말이 되는 것처럼 산다.”
저자가 미 시러큐스대에서 문예 창작을 강의하며 텍스트로 삼았던 러시아 문호 4인의 단편 7편과 거기서 추출해낸 창작론이다. 잘 쓰기 위해 잘 읽는 방법을 젊은 작가들에게 제시하는 책이자 문학 독자를 위한 책. “읽기가 삶을 흥미롭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기에 읽기를 삶의 중심에 놓은 사람들을 염두에 두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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