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4파전

김준일 기자 2023. 2.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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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대표 후보 컷오프… 내달 8일 본선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나다순)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본경선에 진출했다. 현역 중진인 5선 조경태, 4선 윤상현 의원은 탈락했다.

유흥수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 같은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8, 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예비경선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선관위는 예비경선 결과가 본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후보 간 순위와 득표율 공개 없이 이름만 가나다순으로 밝혔다.

양강 구도의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컷오프 결과 발표 후 공정경쟁 서약식에 참석해 서로 본경선 승리를 자신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보였다. 김 의원은 “압도적 지지는 당을 잘 이끌고 나가라고 하는 명령”이라며 예비경선 결과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 의원도 “결국에 안철수가 이긴다. 당원과 국민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원 본경선 후보는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 등 8명으로 압축됐다. 친이준석계인 김용태, 허은아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한 반면 친윤(친윤석열) 진영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소속 현역 의원 박성중, 이만희, 이용 의원은 탈락했다.

김기현 “본선 압승 확신” 안철수 “진짜 경선 시작”… 더 커진 천하람 변수

與당권 4파전 압축
친윤계 “金, 예선서 넉넉히 앞서”
安측 “사실 아냐… 이제 진검승부”
친이준석 천하람 “양강구도 흔들것”


공정 경쟁-결과 승복 서약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한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당 대표 후보(오른쪽부터)가 10일 오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공정 경쟁 및 선거 결과 승복 서약서에 서명한 뒤 들어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본경선은 다음 달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모바일 및 ARS 투표로 진행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본경선 1차 투표에서) 당연히 1등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김기현 의원)

“컷오프 이후 진짜 경선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진검승부 시작이다.”(안철수 의원)

10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 레이스’의 막이 오르자마자 김 의원과 안 의원은 각자 본경선 승리를 다짐하며 기 싸움에 돌입했다. 특히 보수 정당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결선투표를 앞두고 각 캠프는 승리 계산법 찾기에 돌입했다.

황교안 전 대표와 뒤늦게 전당대회에 뛰어든 친이준석계 천하람 위원장도 본경선에 합류하면서, 후보 간 이합집산이 생길 경우 전당대회 구도가 출렁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기현, 안철수에 앞선 듯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며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안팎에 대한 동아일보 취재 결과 김 의원이 안 의원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 발표 직후 온라인에선 각각 두 의원 중 한 명의 득표율이 더 높았다거나 절반을 넘었다는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적은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선관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친윤계 내에선 친윤계 단일 후보로 나선 김 의원이 “넉넉한 차이로 안 의원을 앞섰다”는 분위기다. 김 의원도 선거 결과 발표 뒤 여유로운 표정을 내보이며 “뜨거운 지지를 보내주신 당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본경선에서 과반으로 한 번에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당에 확인해본 결과 컷오프 결과는 유출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김 의원 승리설은)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부인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제부터 정면승부”라고 말했다.

●결선투표 여부가 관건

이번 본경선의 핵심 쟁점은 결선투표 여부다. 3월 8일 발표되는 본경선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1,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여야 한다. 결선투표는 3월 10∼11일 진행되며, 결과는 12일 발표된다.

결선투표 여부 변수는 지난해 28만 명에서 올해 84만 명으로 늘어난 책임당원 수다. 84만 명의 선거인단 중 수도권과 30대 이하의 비중이 2년 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수도권 비중(37.8%)은 영남(39.6%)과 비슷한 수준이 됐고, 30대 비중은 11.6%에서 17.8%로 증가했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책임당원 색채가 과거보다 다소 옅어졌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럴 경우 비윤(비윤석열) 진영이 결집하느냐가 결선투표 여부에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원외인 천 위원장이 당 활동을 오래한 윤상현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을 제치고 예비경선을 통과한 것 역시 당원 분포의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김 의원 측은 예비경선의 여세를 몰아 본경선 첫 투표에서 승부를 마무리 짓겠다는 각오다. 만약 결선투표로 가면 친윤계에 비판적인 천 위원장의 지지층이 안 의원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나경원 전 의원과의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뿌리부터 보수인 당 대표로 외연 확장’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 당원 결집을 시도할 방침이다.

안 의원 측은 ‘수도권 확장성’으로 맞서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후보와 힘을 합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전략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도권에서 총선을 이기려면 수도권 선거를 여러 번 치러서 수도권을 잘 알고, 민심을 잘 아는 대표가 필요하다”며 “누가 외연 확장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 것인가, 이 기준이라면 안철수가 적임자”라고 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지형이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 “안철수-김기현 두 후보를 놓고 인물론으로 대결하면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대역전 드라마는 지금부터 시작”, 천 위원장은 “양강 구도를 흔들겠다”며 판 흔들기에 나섰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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