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천하람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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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하람(37) 후보가 처음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20년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전남 순천 갑에 출마하면서다.
총선에서 3.0% 득표에 그쳤고 1억여원의 빚도 졌지만, 그는 4년째 순천 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표밭을 갈고 있다.
천 후보의 돌풍으로 보수 진영의 새 기대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막장' 소리를 듣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새롭게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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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천 후보의 행보를 놓고 일각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정치쇼’라고 폄하하는가 하면 ‘총선이 끝나자마자 원상 복귀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한 것이다. 이런 우려를 보란 듯이 일축하고 그의 아내와 아들은 물론 장인, 장모까지 순천으로 옮겨왔다. 총선에서 3.0% 득표에 그쳤고 1억여원의 빚도 졌지만, 그는 4년째 순천 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표밭을 갈고 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천 후보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 전까지 천 후보는 당내 ‘조연’이었다. 방송 패널 등으로 활약한 덕에 인지도는 있었지만 정치 경력은 일천했고 세가 부족했다. 그러나 3일 출마선언을 하고 불과 닷새 만인 8일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김기현, 안철수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후보나 현역 중진인 조경태(5선)·윤상현(4선) 후보를 앞선 것이다. 어제 진행된 예비 경선도 가볍게 통과해 본 경선에 올랐다.
당 대표 후보 가운데 유일한 30대인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이준석계로 분류되며 이번 전대에서 가장 선명한 ‘반윤’ 후보다.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간신배”, “퇴진 대상”이라고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과 잡음을 불러온 친윤에 대한 반감 때문에 윤핵관 저격수를 자임한 그의 전략이 먹혀 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어제 최고위원 예비 경선에서 친윤 후보가 대거 탈락하고 이준석계가 전원 생존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천 후보의 돌풍으로 보수 진영의 새 기대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막장’ 소리를 듣던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새롭게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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