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무늬만 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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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아요. 솔직히 이번이 처음 있던 자리도 아니고."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전세피해지원센터 내 회의실에서 만난 일명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 강대은씨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피해자 배소현씨는 국토부와의 첫 간담회를 떠올리다 "원희룡 장관님은 우리가 답답해하자 '나한테 카톡하라'고 말씀하시더니 정작 나중에 명함 한 장 안 줬다"고 털어놨다.
피해자 3명은 이미 숨진 '빌라왕' 김모씨에게 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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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아요. 솔직히 이번이 처음 있던 자리도 아니고….”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전세피해지원센터 내 회의실에서 만난 일명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 강대은씨가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 ‘전세사기 피해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간담회’가 막 끝난 뒤였다. 강씨는 지난해만도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간담회에 두 차례 참석했지만 그간 변한 건 없다고 했다.
시간이 되자 이 대표가 셔터 세례를 받으며 입장했고, 곧장 간담회가 시작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가 센터에 다녀간 피해자 유형을 설명했다. 대부분 20·30대였다. 피해액은 보통 1억~2억원대. 액수를 읊는 목소리는 무미건조했지만, 사회초년생에게 그 ‘1억∼2억’은 어렵사리 졸라맨 허리띠의 흔적이란 걸 이날 자리한 참석자들은 모두 알았을 것이다.
피해자 3명은 이미 숨진 ‘빌라왕’ 김모씨에게 사기를 당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다. 배씨는 “임대인이 사망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 접수조차 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반년 넘게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 비해 그들의 요청은 명료했다. 웃돈을 주더라도 지금 사는 집을 경매로 구해 쫓겨나고 싶지 않다는 것, 그러려면 ‘빌라왕’ 김씨의 체납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들 요구가 ‘입법 사항’이라며 국회에 공을 넘겼다. 이 대표는 “정부와 민생 관련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 문제 관련해서라도 적극 협력 부탁한다”며 정부·여당 측 협조를 청했다. 간담회가 끝나고 이 대표는 피해자와 악수하고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카메라 셔터음이 요란했다.
정부·여당이든, 야당이든 “민생”을 외치는 목소리는 여느 때보다 높다. 그만큼 민생이 어려워서다. 그러나 민생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여당과 야당 간 협치는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여당이 당권 장악에 골몰하고 거대 야당이 대여 공세에 총력을 기울이는 사이, 피해자들의 시름만 깊어져 간다.
이날 발언 중 울음을 터뜨렸던 배씨는 회의실을 떠나기 전 기자에게 “(계속 간담회를 참석하다 보니)이런 생각이 들어요”라며 힘없이 말했다.
“결국 이게 사진 촬영하고 ‘우리 이만큼 하고 있어요’ 하기 위해 열리는 게 아닐까 하는 거죠. 이제 이런 자리에 올 때마다 ‘과연 이 사람들이 그 이상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계속 따라와요.”
김나현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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