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찰풍선은 주권침해”... 美하원, 만장일치 규탄 결의안
지난달 28일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가 일주일 만에 격추된 중국의 정찰 풍선 문제를 놓고 미·중 양국의 대립이 격렬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이 세계 전역에서 정찰 풍선 편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공개하며 국제 여론전에 나서고, 미국 의회는 연일 중국을 비판하며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는 청문회를 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과학 연구를 위한 민간용 비행체가 실수로 미국 영공에 들어갔을 뿐인데 미국이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이를 정찰 풍선으로 둔갑시키는 자작극을 벌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는 그 빌어먹을(damn) 풍선이 미국을 지나가는 걸 원치 않는단 말입니다!” 9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연방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가 ‘중국 고고도 정찰’을 주제로 연 청문회에 참석한 민주당 존 테스터 상원의원은 격앙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미 국방부 당국자들을 향해 “다음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계획은 있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중국 정찰 풍선이 처음 진입한 알래스카주를 지역구로 하는 리사 무코스키 상원의원도 “알래스카인으로서 나는 너무나 화가 난다”며 “알래스카는 미국 방어의 제1선이다. 러시아든 중국이든 우리는 그들이 언제 올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답변을 위해 출석한 미 국방부의 멀리사 돌턴 국토방어 담당 차관보는 “동맹인 캐나다와 협력해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감시 역량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답변하느라 애를 썼다. 그는 “공중에서 접근해 오는 위협을 탐지하는 역량을 강화한 ‘크로스보’란 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찰 풍선 문제는 이날 연방하원에서도 논의의 중심에 있었다. 하원은 이날 중국공산당의 고고도 정찰 풍선 사용을 ‘미국 주권의 노골적 침해’로 규정하고 규탄하는 결의안을 찬성 419표 대 반대 0표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원 의원들은 특히 이 결의안에서 ‘중국공산당은 기상 관측용 풍선이 불가항력적 사건에 의해 경로를 이탈했을 뿐이라며 정찰 풍선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거짓 주장을 퍼뜨리려 하고 있다’며 ‘잘못된 주장으로 국제사회를 속이려 하는 중국공산당의 노력을 맹렬히 비난한다(denounce)’고 했다.
하지만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하원의 결의에 대해 “완전히 정치적 농간이자 부풀리기”라며 “강력하게 불만을 표명하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도 전날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 공화·민주 양당이 반중(反中) 정서를 이용해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민간용 풍선이 넘어간 일을 과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이 풍선은) 정찰 작전을 수행하려고 개발된 중국 풍선 선단의 일부”라며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 조달 포털에 게시된 정보를 보면 정찰 풍선 제조 업체는 군과 직접 연계된, 군이 승인한 업체”라고 했다.
실제 이날 본지가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인민해방군보와 신화망 등에서 확인한 자료를 보면 중국군은 2018~2020년 무렵부터 대형 풍선을 ‘임근공간(臨近空間) 비행선’ 등으로 부르며 그 군사적 가치에 주목해 왔다. 2020년 인민해방군보 글에서는 지면에서는 20~100㎞ 상공까지 의미하는 ‘임근공간’은 ‘현대 전쟁의 신전장(新戰場)’이라고 주장했다. 또 ‘임근공간 무기는 비행 속도가 빠르고, 체공 시간이 길며, 적하 능력이 크고, 생존 능력이 강한 독특한 장점이 있어 공격과 방어 작전, 방첩, 후방 지원 등 다각적 작전 운용에 중대한 가치가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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