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선, 친구 없는 이유=이모 때문?…"시키는대로 돈만 벌어" 고백(종합)

이지현 기자 2023. 2. 1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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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10일 방송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가수 김완선이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고백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80년대 가요계를 사로잡은 원조 대싱 퀸 김완선이 출연, 오은영 박사 앞에서 고민을 털어놨다.

먼저 김완선의 여동생이 등장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저는 언니가 연예인병 좀 걸렸으면 좋겠다"라며 자존감, 자신감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니가 친구가 많이 없다. 홀로 떠다니는 섬 같다. 본인이 연락을 자주 안 한다. 상대방이 부담스러울까 봐 그런다더라"라고 덧붙였다. 김완선이 대부분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며 "답답하다, 속마음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한다"라는 바람도 전했다.

이를 들은 오은영 박사는 "연예계 활동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났을 텐데"라며 친구 관계를 물었다. 김완선은 "만약 제가 배우였다면 친구가 생겼을 것 같다. 한 작품 하면 몇 달동안 같이 매일 보지 않냐. 그런데 가수는 각자 스케줄이 다 다르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다가도 자기 순서 끝나면 떠나간다. 그런 게 가수라서 10~20대가 가고 그 뒤로는 사람 대하는 게 어려워졌다"라고 고백했다. 이에 이석훈 역시 "저도 약간 비슷하다. 5분 노래하고 '안녕~' 하고 간다"라며 공감했다.

김완선은 절친한 배우 김광규, 최성국을 언급하며 편한 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같이 여행하고 그런 방송을 했지 않냐, 편한 모습으로 한 3년 보니까 지금은 오랜만에 만나도 편안한 사이"라는 그의 설명에 정형돈, 박나래, 이석훈은 "한 3년을 해야 하는구나, 여행도 같이 가야 친해지는구나, 우리는 빨라야 2025년이 돼야 친해질 수 있나 보다"라며 웃었다.

김완선은 "아주 어릴 적부터 내성적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혼자 하는 것이 익숙했다. 학교에서는 말을 안 했다. 내성적인 성격이니까 먼저 다가가기 어렵다. 낯가림은 없다. 모르는 사람과 식사해도 아무렇지 않지만 그게 끝인 거다. 인연으로 안 이어지고 그대로 끝이다. 저도 그게 왜 그런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첫 만남 이후 관계가 유지되는 그 과정이 어려운 것 같다"라고 봤다. 김완선은 맞다며 "친해진 사람들과 한달 후 다시 만나면 또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다"라고 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제가 다시 만나서 어색하게 인사하면 (상대방이 볼 때 제가) 바뀌어 있으니까 제 태도에 상대방이 당황하는 게 보인다"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그때의 분위기, 감정, 흥 이런 게 싹 흘러가 버리니까 한달 후쯤 만나면 잊는 거다"라고 봤다.

김완선은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했다. "바쁜데 혹시 내가 민폐를 끼칠까 봐 그런 생각이 크다. 깊은 고민을 나눌 친구가 없다. 그렇게 하면 실례인 것 같다. 내 전화가 반갑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그냥 내가 반갑지 않을 수도 있고, 귀찮을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이 많다"라고 말했다. 가족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번은 엄마한테 연락했는데 자다가 깨서 받으셨다. 다음에 연락할 때는 자고 있는 걸 깨울까 봐 그렇더라"라고 얘기했다.

이어 "제가 너무 어릴 때부터 이모 집 가서 생활했기 때문에 사실 가족과도 어색하다. 10대에 이모 집으로 갔다. 14살쯤 (엄마 품을) 떠났으니까 어릴 때부터 쭉 자란 (가족의 정) 그런 게 없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캡처

이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스스로에 대해 행복이 아닌 부담을 주는 사람, 민폐 끼치는 사람으로 여긴다.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이냐"라고 물었다. 김완선은 "그런 면이 있다. 좀 많은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어디서부터 자신에게 부정적이게 된 것인지 얘기해 보자"라는 오은영 박사의 말에 김완선은 음악이 좋아서 가수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특히 과거 매니저였던 이모를 언급하며 "매니저로서는 너무 훌륭한 분이다. 스마트하고 혼자서 다 완벽하게 일을 했다. 저는 너무 어린 애였고, 난 그냥 이모가 시키는대로 하는 로봇 같은 존재였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완선은 또 "제 마음속에서는 데뷔부터 지금까지 내가 한 거라고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보람이 없는 상태에서 쭉 일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13년을 이모와 함께 일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듣던 오은영 박사는 "중요한 얘기를 해주셨다. 들어보니 관련이 아주 많은 것 같다"라며 그에 대해 "원래는 주도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이었는데 가족인 이모가 스승, 매니저 일을 하니까 독립적인 부분들이 다 수용되지 않았던 것 같다. 주도적이지 않는 생활이 매일 이어졌을 거다. 그러니까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공감한 김완선은 "사람이 무슨 일을 하게 되면 보람이 있어야 하지 않냐. 그런데 그런 걸 못 느끼고 살았다. 그냥 (인기, 명예도) 다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남의 집에 있는 것처럼 늘 그랬다"라며 "내 인생이란 느낌이 안 들고 이모 인생 같았다. 이모가 날 통해 대리만족 하는 것 같다고 그런 생각만 들었다. 이모와 24시간 같이 있었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오은영 박사는 김완선을 '정서적으로 탈진된 상태'로 봤다. 이어 "아직도 그 상황이 회복되지 않았다. 방전된 배터리 같다"라면서 "사람 만나는 건 좋지만 당시의 상황, 이야기를 기억하는 건 많은 에너지 소모인 거다. 상대가 싫은 게 아니라 남은 정신적 에너지가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완선은 "맞다. 사람을 만나고 오면 힘들었다. 재미있게 잘 놀고 절대 싫은 게 아니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에너지를 모두 쓰고 나면 잔량이 없는 거다. 집에 오면 녹초가 되니까 제대로 된 생활을 유지하려면 에너지 소모를 하면 안되지 않냐. 그래서 가능하면 그런 걸 줄이는 거다. 정서적 탈진 상태에서 에너지 회복이 안되고 방전된 상태로 있었던 것"이라고 해 눈길을 모았다.

ll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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